취임 100일을 맞은 홍 장관은 23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변화만 기다리지 않고 정부가 대북정책의 진화를 위한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뭄으로 남북한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북한이 더 어렵다면 우리가 필요한 지원을 해 줄 용의는 충분히 있다"며 "그런 데서부터 만나서 협력을 도모해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양쪽 다 동시에 가뭄이 있어서 둘 다 어렵지만, 사정이 좀 나은 쪽에서 좀 더 안 좋은 쪽을 먼저 도와주고, 나중에 필요한 일을 같이하고, 그런 것들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대화하겠다고 했고 대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불참에 대해서는 "정말 좋은 만남의 계기인데 왜 이런 것까지 나오지 않을까, 정말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남북관계는 북한이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서울 설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억류 중인 한국인 2명에 대해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는 등 관계 경색이 심화하고 있는 동시에, 남북 민간 교류협력과 관련 접촉까지 불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장관에 남북 당국간 대화와 관련, "기본적으로 정부는 대화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북한이 소극적인 상황이라서 무조건 만나자고 해서 만남이 이뤄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의미 있는 대화를 할 방법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선제적으로 지원을 제의할 계획은 아직 없고,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이어 "어제 집으로 걸어가면서 (가수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이라는 노래를 들었는데 가사를 듣는 순간 '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안개 속에 쌓인 길'이라는 가사가 지금의 남북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국 (노래에서) 나중에 나의 길을 찾아야 겠다는 마음가짐이 나오는데, 길을 찾는 것은 당연히 북한과 의미있는 만남을 가져야 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8·15 남북공동행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아니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6·15는 서울 8·15는 평양, 이렇게 이분법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느 한 장소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하고 싶은 행사도 있고, 민간단체에서도 여러 사업 계획하고 있다. 그런 사업은 평양에서 하는 것도 있고 서울에서 하는 것도 있다"며 "솔직히 지금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계속 노력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