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7차 전략경제대화를 하루 앞두고 미국과 중국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CNN등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최근 미 정부에서 발생한 사이버 해킹의 배후가 중국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된데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까지 불거지면서 그 어느때보다 양국 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이 이미 ‘완공단계’에 있어 되돌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9일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에 건설 중인 인공섬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永暑礁>)의 내부사진 17장을 공개했다. 이어 20일에는 같은 군도 내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와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도 내놓았다.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이 더이상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으므로, 분쟁 중인 동남아 국가들은 물론 미국을 향해 “더이상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내비친 것이다.
미국은 우방국들과 함께 다각도로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22일부터 25일까지 남중국해 분쟁해역 인근에 있는 필리핀 팔라완섬 주변에서 일본, 필리핀과 각각 합동훈련을 벌인다.
지난 18일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 회견에 등장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국은 남중국해, 사이버해킹, 인권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과 이견이 많다는 걸 굳이 숨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특히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미·중간의 이슈가 아니라 중국과 국제법 사이의 이슈이며 중국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지난 8일 ‘협박과 폭력’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중국의 인공섬 건설을 비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번 대화에서 미·중 양국이 노골적으로 얼굴을 붉힐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략경제대화라는 메커니즘 자체가 갈등을 ‘관리’하려는 취지라는 점과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 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실무진 간에 대결적 자세를 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번 대화는 외교·국방 분야의 각료급에서 9월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의제들을 사전점검하는 의미가 가장 크다”며 “갈등을 키우기보다는 관리하는 쪽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