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지검장)이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을 소환 통보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검찰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인터뷰나 메모지에 등장하지 않는 현역 국회의원 소환조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수사팀은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도 수사선상에 올리고 조만간 출석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이인제 의원 모두 검찰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한 것이지만, 김 전 대표는 성완종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 저녁을 함께 하며 억울함을 호소할 만큼 사건 초반부터 언급됐던 인물이란 점에서 추가 의혹이 드러날 지 주목된다.
이와 별개로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노건평씨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의 계기가 된 검찰 수사에 직접 연관된 정치적으로 민간함 인물이다. 그럼에도 굳이 검찰이 소환을 통보한 것은 그만큼 노씨의 특검 개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검찰의 의지로 읽힌다.
현재까지 여권은 이인제 의원의 소환 통보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반면 야권은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핵심인물 8명 대신 김한길 전 대표를 소환통보한 것에 대해 "정치검찰의 야권 탄압, 물타기 수사"라는 주장과 동시에 황교안 국무총리 임명 이후 '공안통치의 신호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유력한 증거가 분명한 사실에는 눈감고 전직 야당 대표를 소환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며 “특별검사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영록 수석대변이도 논평을 통해 "부실·축소수사도 모자라 야당탄압으로 전대미문의 권력형 게이트를 물타기하려는 검찰의 짜맞추기수사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총리가 들어서자마자 전직 야당대표를 소환하겠다는 점에서 우려했던 대로 공안통치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김한길 전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는 황교안식 공안통치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야당 탄압을 노골화하겠다는 선전포고로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이인제, 노건평씨까지 검찰 소환 통보 대상에 포함된 것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검찰 또한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정치인 2명은 의혹 내용이 서면 조사로 그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소환이 불가피하다”면서 “특별사면과 관련해서도 몇 가지 확인된 것을 토대로 꼭 확인해야 할 내용이 생기는 등 (수사 상황에) 변화가 생겨 추가 조사가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