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발 차이나머니의 강력한 위력이 미국 할리우드를 사로잡고 있다.
거대한 자금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의 할리우드 투자가 이어지면서 할리우드는 차이나머니의 매력에 빠져있다고 AFP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최대 영화제작사 화이브라더스는 올해 3월 미 영화제작사 STX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18편 영화를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앞서 푸싱(復星·Fosun)그룹은 지난해 '스튜디오 에잇(Studio 8)'에 약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스튜디오 에잇은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바탕으로 거대 예산이 들어가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영화를 포함해 연간 5편 가량의 영화를 만들어 배급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AFP에 "더 많은 중국 기업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투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마윈과 왕젠린을 비롯한 중국 대표 기업가들의 할리우드 영화 투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마윈이 이끄는 알리바바는 지난해 7월 라이온스 게이트 필름(Lions Gate Films)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왕젠린 회장은 지난 2012년 미국 2대 영화관 체인인 AMC를 26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초 호주 극장체인인 호이츠(Hoyts)의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인수가는 7억5000만 달러로 추산됐다.
리옌훙(李彥宏) 바이두 회장 또한 지난해 2월 미국에 아쿠아멘(Aquamen)엔터테인먼트라는 영화제작사를 설립하고 4000만 달러를 투자해 서유기를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콩(KONG) 제작에 돌입했다.
이같은 중국 기업 투자의 배경에는 중국의 영화산업을 할리우드 수준으로 키우고, 이를 통해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키우고자 하는 야심이 깔려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중국 영화산업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중국이 영화산업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48억 달러로, 같은기간 104억 달러를 기록한 세계 최대 미국 할리우드 시장을 뒤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