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의원 "대기업 합병 관련 적정성 논란, 보완장치 마련해야"

2015-06-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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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비율의 불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 역시 비판에 가세하고 나섰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간사를 맡고 있는 김기식 의원은 논평을 통해 "합병비율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과 문제제기는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과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0.35로 산정됐다. 현행법에 따라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주당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할 경우 비율은 1:2.19로 역전된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제일모직의 연결 순자산은 약 4조7000억원인 데 비해 삼성물산은 1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주당 순자산가치도 제일모직은 4만613원인 데 비해 삼성물산은 8만8760원이 된다.

삼성물산의 시가총액(보통주)만 봐도 8조1000억원 가량인 반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가치만 해도 13조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삼성물산의 주주들이 불이익을 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치솟고, 건설분야 실적 부진으로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 돼 있던 시점에 합병이 결정된 것도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김 의원은 "시장에서 '비합리적'이라고 받아들이는 합병 비율을 통해 삼성그룹의 지배주주는 지배권 차원의 이득을 얻지만, 소액주주는 손해를 본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서 "합병비율이 모든 주주에게 공정하려면 예컨대 시가와 주당 순자산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등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합병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SK C&C와 SK도 동일한 사례로 언급했다.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SK C&C와 SK의 합병비율은 1:0.74다. 그러나 주당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비율은 1:4.69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김 의원은 이번 엘리엇-삼성물산 건에 대해 "‘먹튀 해외자본의 국민기업 삼성그룹에 대한 경영권 위협’이라고만 보는 것은 일면적이고 근시안적인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그룹만 해도 승계 작업에서 앞으로 몇 차례 더 합병 및 분할 등의 절차를 밟게 될 것이며, 현대차 등 대부분의 재벌그룹들이 3, 4세 승계 과정에서 지배권 확립을 위해 인수합병 절차를 거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추가적인 인수·분할·합병 과정에서 반복될 적정성 논란을 시장에서 불식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만드는 것이 한국 기업과 자본시장을 위해 더욱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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