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패키지', 금리인하 이어 추경 편성 대두

2015-06-1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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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수출 부진에 글로벌 경제 둔화로 살얼음판을 걷던 한국 경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내수 마저 급격히 위축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경기부양의 신호탄을 쏜만큼 재정당국 역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경기부양패키지'를 완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 연구기관들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10조원대 추경을 짜면 0.3∼0.5%포인트 정도의 성장률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메르스 사태로 한국 경제 먹구름…'경기부양 패키지' 부상

현재 한국 경제는 한은 금통위가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기준금리를 내릴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5월 수출은 10.9%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의 -20.9% 이후 거의 6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역시 6개월째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디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회복세를 보였던 내수 마저 메르스 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급격히 침체됐다.

특히 유통업계와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6월 첫 주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와 3.4% 감소했으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한과 수학여행 등의 취소로 관광, 문화, 여가 분야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외식업계의 평균 매출도 줄었다.

이렇듯 한국경제를 둘러싼 여러가지 악재가 계속되자 기준금리 인하, 추경 편성 등 경기부양 패키지를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특히 한은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함에 따라 재정당국 역시 추경 편성을 통해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상하고 있다.

◇ 추경 편성으로 2013년 성장률 0.3%p 올라…추경 가능성 열어놔

그간 적절한 시기에 추경을 통해 경제활력을 높인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사례를 보면 당시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한국금융연구원은 그해 0.3∼0.4%포인트, 이듬해 0.4∼0.5%포인트의 성장률 상승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사후 분석에서도 당시 추경이 성장률 상승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추경이 성장률을 0.367∼0.384%포인트 끌어올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에도 성장률을 0.239∼0.252%포인트 상승시키며 2년 연속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당시 추경이 2년간 성장률을 0.3%포인트씩 끌어올렸다며 연구기관 추정과 비슷한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정부는 추경에 대해 가능성은 열었으나 아직은 유보적인 입장이다.

기재부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린 지난 11일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현 단계에서 추경 편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최근의 경제상황, 메르스 영향 등을 보아가면서 6월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수립할 때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추경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마련 과정에서 경기 보강을 어떻게 할지 결론내겠다"고 밝혔다.

메르스의 여파가 더 확산되면 추경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주형환 기재부 1차관은 13일 "일단 메르스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당장 어떤 대책을 써야 할지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지는 않은 상황이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세우기 위해 경기 상황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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