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서 전염된 확진환자 3명
서울 양천구·대전·창원 등으로 이동
격리조치 등 제재없이 여러병원 거쳐
접촉자 900여명…대전서만 3명 사망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경기 평택성모병원에서 시작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대전 지역 의료기관으로 확산됐다.
충북과 서울 양천구, 경남 창원도에 있는 병원에서도 유행한 것으로 지목된다. 제3의 의료기관을 통한 '메르스 3차 유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14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추가돼 국내 메르스 환자 수가 122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는 사흘째 0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환자가 입원했던 이 병원에서는 환자와 보호자 등 모두 36명이 메르스에 걸렸다.
메르스 '2차 유행'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14번 환자를 통해 총 55명이 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전 지역에서 3차 감염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 1일 2명이던 대전의 메르스 확진자는 불과 열흘 만에 17명으로 급증했다.
이 지역 메르스 유행의 중심에는 16번(40) 환자가 있다. 평택성모병원에 국내 첫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다 지난달 31일 메르스 확진을 받은 16번 환자는 의심 증상이 있을 때 대전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을 잇따라 다녔다.
지금까지 건양대병원에서 9명, 대청병원에서 8명의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3명이 숨졌다.
확진 이틀만인 지난 10일 숨진 90번(62) 환자도 '슈퍼 전파자'로 분류된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충북 옥천 자택에서 격리 중이던 90번 환자는 고열이 시작된 지난 3~6일 사이에 옥천 동네병원 3곳과 대전 을지대병원을 아무런 제재 없이 다녔다.
90번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은 최소 100명 이상으로 대전시 보건당국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여기에는 중환자실에 있던 환자 50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와 경남 창원시도 3차 유행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돼 9일 확진을 받은 98번(58) 환자는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당시 양천구 메디힐병원에 격리 조치 없이 입원해있었다. 때문에 242명의 접촉자가 발생했다. 서울시는 현재 이 병원을 일시 봉쇄한 상태다.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다 감염된 115번(77·여) 환자는 10일 확진 전까지 거주지인 창원에 있는 창원힘찬병원·가족보건의원·창원SK병원을 다녔다. 이렇게 무방비로 돌아다니면서 접촉한 사람은 무려 549명에 달한다. 창원SK병원은 현재 임시 휴업 상태다.
보건당국도 이들이 메르스 3차 유행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추이를 살피고 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11일 국회 메르스대책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90번 환자와 메디힐병원·창원SK병원 환자를 메르스 3차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