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IB서 거부권 확보 전망...국제금융질서 게임체인저 되나

2015-06-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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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이 자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주요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그간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금융질서의 게임 판도를 바꾸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AIIB 초기자본금 1000억 달러 가운데 297억8000만 달러를 분담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57개 AIIB 창립 회원국 대표들의 수석교섭관 회의에서 합의된 AIIB의 정관을 분석한 결과다. 

정관에 따르면 의결권 지분율은 각국의 자본 출자금, 경제 규모 등을 반영해 산출된다. 중국은 25~30%의 의결권 지분율을 확보해 AIIB의 구조, 회원자격, 자본증가 등과 관련한 주요 결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입지를 격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AIIB 설립자본금 1000억 달러 가운데 750억 달러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250억 달러는 그 외 국가의 회원국이 부담한다. 아·태 국가는 분담금 규모와 비례해 지분율의 최소 75%를 할당받게 된다. 이로써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기존의 국제금융기구에서 소외돼왔던 개발도상국들은 국제무대에서 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아·태 지역 분담금 규모는 중국에 이어 인도(84억 달러), 러시아(65억 달러), 한국(37억 달러), 호주(37억 달러)순이었다. 37억 달러를 분담하는 한국의 지분율은 전체 회원국 중에서 중국, 인도, 러시아, 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3.5%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베이징 소재 경영대학원인 청쿵상학원의 레슬리 영 교수는 "중국이 AIIB에 경제적이고 합리적이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도입하는 것은 미국에 뭔가 보여주는 게 되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잃을 게 없다"면서 "중국은 이를 통해 소프트파워를 확대하고 미국 등 선진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IB 창립 협정문 서명식은 이달 말 베이징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의결권 지분 50% 이상인 10개 회원국이 합의안을 비준하면 AIIB가 공식 운영에 들어가게 되며, 그 시기는 올해 말께가 될 전망이다.

이사회는 급여를 받지 않는 비상근 이사들로만 구성된다. 이는 자체 이사회를 둔 WB나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차별화된 점이다. AIIB는 본부를 중국 베이징에 두고 공식언어로는 영어를 쓰기로 했다. 주요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입찰 자격을 회원국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국가에 개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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