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육군 공식 홈페이지가 해킹당했다. 시리아 전자부대가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배후로 떠올랐다.
미국 육군은 8일(현지시간) 자군의 공식 홈페이지(www.army.mil)가 해킹당한 사실을 공식으로 확인하고 “자료 손실을 막기 위해 홈페이지를 일시 폐쇄했다”고 밝혔다.
육군 소식통에 따르면 정체불명의 해커들이 이날 낮 홈페이지를 해킹한 뒤 일반인들이 접속하면 “테러리스트 훈련을 중단하라”, “당신의 사령관들이 나가서 싸워 죽을 사람들을 훈련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등의 문구가 담긴 알림창이 뜨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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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해커와의 전쟁’을 강조한 직후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독일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해커들의 공격에 중대한 취약성을 지닌 낡은 컴퓨터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사이버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데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직후 아사드 대통령과 연계된 시리아 전자부대는 이번 해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대는 CNBC 방송, 시카고 트리뷴, 포브스의 웹사이트를 해킹한 데 이어 지난달 워싱턴 포스트(WP)의 모바일 사이트를 해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을 종식하기 위해 아사드 정부를 압박해 온 미국은 시리아와 갈등 관계를 유지해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25일 시리아 반군연합의 아흐메드 모아즈 알카티브 의장과 시리아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를 이끌 정당성이 없는 잔인한 독재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 연방 인사관리처(OPM) 웹사이트도 해킹당했다. OPM은 지난 5일 “외국인 해커가 전산망을 해킹해 정보를 빼내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마이클 매콜(공화·텍사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이 사건의 배후로 중국을 공식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