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카오' 논술 주제로 보는 중국 시대상

2015-06-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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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60년대 혁명ㆍ정치적 색채 '물씬'

점차 다채로운 작문 출제…최근엔 사회 이슈나 철학·인문학 주제

7일(현지시각) 중국 광시자치구 내 한 '가오카오'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평소 고속도로에서 운전할 때도 휴대폰을 사용하는 아빠를 공안 당국에 신고한 여대생 딸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편지 형식으로 논술하시오.”

“국제 학술계의 인정을 받은 생명과학 연구원, 용접기술을 예술로 승화시킨 '장인' 용접공, 평소 취미로 찍은 사진을 블로거에 올려 누리꾼의 인기를 얻은 파워블로거. 이중 누가 올해의 멋진 인물로 적합한지 서술하시오.”
올해 '가오카오(高考') 첫날인 7일 치러진 국어과목 전국 공통 논술시험의 주제다. 법과 도덕 사이에서의 갈등, 직업 선호도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수험생의 시각을 담을 수 있도록 출제됐다. 

올해 지역별 논술시험 주제로는 '길'(푸젠성), '글과 인품'(저장성), '스타일(范兒)'(톈진), '내가 존경하는 영웅과 딱 하루를 같이 생활한다면'(베이징), ‘분수와 샘물'(후베이성), '나비날개의 색깔'(안후이성) 등 다채로운 문제가 출제됐다.

중국 가오카오 주요 수험 과목인 논술 시험은 다양한 주제로 학생들의 사고와 가치관, 창의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매년 사회적 관심거리가 된다. 특히 1952년부터 현재까지 60여년간 이어진 가오카오 논술 주제엔 중국의 건국에서부터 개혁개방,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시대상이 반영돼 있다.

중국 신중국 설립 직후인 1950~60년대 가오카오 논술 주제엔 혁명정신을 강조하는 등 정치적 색깔이 뚜렷했다. '내가 잘 아는 혁명간부'(1953년), '대약진운동중 가장 감동깊었던 한 장면(1958년), '노동으로 단련되다(1960년)', '나를 고무시킨 혁명선열'(1961년), '5월 1일 노동절 일기'(1963년), '베트남 인민의 편지'(1965년) 등이 대표적이다.

문화대혁명 광풍이 불었던 1966년~1976년까지 11년 동안에는 가오카오가 폐지됐다. 이후 1977년 치러진 가오카오에서 베이징 지역 논술 작문주제로 ‘지난 1년간의 나의 분투’가 출제됐다. 당시 베이징 지역 가오카오 수석이 농촌에서 1년간 하방 생활을 서술한 작문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까지 게재됐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지정된 주제가 아니라 좀 더 많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문 소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점차 바뀌었다. 학술보고서에서부터 만화까지 다양한 소재가 제공됐고 논술형식도 독후감·수필·감상문·편지글 등으로 다채로워졌다.

2000년대부터는 사회이슈 혹은 철학·인문학과 관련된 주제가 주로 출제됐다. ‘신뢰’(2001년), '영혼의 선택'(2002년), '바쁨’(2004년, 상하이), ‘포용’(200년 ,베이징) ‘도움’(2007년)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쓰촨성 원촨 대지진이 발생했던 2008년 전국 논술 공통주제는 ‘지진예방과 구조’과 출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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