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의 요람…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의 지나온 30년 '눈길'

2015-06-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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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우리나라의 조선업의 요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에서 올해로 졸업 30년을 맞은 80학번의 회고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수주감소로 인한 ‘탈(脫) 조선화’의 모습이 지금과도 너무나도 닮아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80학번으로 현재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를 맡고 있는 김문찬 교수(사진)는 서울대 공대 계간지에 기고를 통해 “올해로 80학번은 졸업 30년을 맞는다. 당시 조선공학과가 그렇게 인기있는 학과는 아니었지만 기계계열이었고, 한국 조선산업에 대한 장밋빛 미래가 어슴푸레하게 보였다”고 회고하고, “(하지만)때마침 불어닥친 세계적 선박 수주량의 감소로 확고한 기반이 없었던 조선 산업이 휘청거리면서 빅3중 하나인 대우중공업(현 대우조선해양)이 도산의 위기를 맞이하자 조선과 학생들도 같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수주량 감소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중소조선소들 역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조선소 취업을 꺼리는 지금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김 교수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탈 조선’한 학우가 가장 많은 학번도 그때 우리 80학번이었다”며 “이는 서울대만이 아니라 부산대와 인하대 울산대의 80학번 동문들도 비슷한 현상을 겪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글에서 같은 학번 동기 20여명에 대한 근황을 설명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현재 조선업과 무관한 업계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인력 중심의 조선업계가 어려워지면서 그때나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조선소를 떠나 새로운 직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조선업계의 현 주소를 알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선업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미래를 불투명하게 바라보는 인재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조선공학과 출신 인재들도 신입사원으로 오지만 다른 계열 전공자들 비중 역시 상당히 높다”면서 “지난 30년 전 불황에도 국내 조선산업이 세계 1위가 됐듯, 최근의 불황을 이기고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4 건강보험 취업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2월에 졸업한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연계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해양공학의 취업률이 77.4%로 의학계열 취업률인 88.0%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조선해양 관련학과 졸업생 중 조선소 연구·개발(R&D) 인력으로 취업하는 비중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조선소 취업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조선소의 경우 지난해 취업한 신입사원의 전공학과를 분석한 결과 25% 수준이 조선해양 관련분야 졸업생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지방 근무에 대한 부담과 과도한 업무, 딱딱한 조선업계에 대한 이미지 등도 이유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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