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이 '제2의 알리바바’로 쿠팡을 지목한 3가지 이유

2015-06-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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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니케시 아로라 부회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소프트뱅크 제공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제2의 알리바바’로 ‘쿠팡’을 지목했다. 최근 소프트뱅크가 강화하고 있는 아시아의 인터넷 기업 투자 가운데 쿠팡에 대한 투자규모가 가장 크고, 손 회장이 지난 실적발표에서 천명한 '제2스테이지'로의 진입 선언 이후 첫 번째 해외 투자기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아시아 기업 투자규모를 살펴보면, 가장 규모가 컸던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에 대한 투자액이 6000억원으로 쿠팡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 인도네시아의 오픈마켓 ‘토코페디아’에 대한 투자는 980억원 수준이다.
소프트뱅크는 3일 쿠팡의 미국 지주회사인 포워드벤처스에 대한 투자를 전격 발표했으며, 투자방식은 포워드벤처스가 7월초 실시할 예정인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인수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이달 중에 개인투자자용 5년만기 회사채를 1000억엔(약 9000억원) 규모를 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어, 이 자금을 인수·합병(M&A)를 위한 총알로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손 회장은 이 자금의 일부를 쿠팡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매체들은 이번 투자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소프트뱅크의 아시아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가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일본 현지 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투자는 소프트뱅크가 지난 실적발표에서 강조한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아시아지역 투자 강화와 방향성이 일치하고 있으며, 전략이 명확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긍정적인 평가하고 있다.

포워드벤처스는 2010년에 설립됐으며, 쿠팡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쿠팡의 특징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스마트폰 경유 이용자의 비율이 75%에 달한다는 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포워드벤처스는 증자를 통해 얻은 자금으로 배송망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4일 보도했다. 또 소프트뱅크의 출자 후에도 대주주는 창업자가 그대로 승계하고 경영진도 유지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손 회장이 쿠팡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약 50조원에 달하며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쿠팡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가 2500만 건에 이르는 등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자체 유통망을 구축했다는 점 △미국 최대 벤처캐피탈 세쿼이어캐피탈도 투자했다는 점의 3가지를 꼽았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구글 출신인 니케시 아로라 부회장이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가한 지난해 가을 이후 아시아 인터넷 관련 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소프트뱅크는 ‘스냅딜’, ‘토코페디아’ 외에도 싱가포르 ‘그랩택시홀딩스’, 중국 택시공유 애플리케이션 ‘콰이디다체’ 등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이번 쿠팡에 대한 투자도 아로라 부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지난 5월말 투자에 앞서 아로라 부회장이 포워드벤처스 이사직에 취임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달 11일, 2014년 회계연도 실적 발표에서 소프트뱅크의 세계 전략을 펼치기 위한 파트너로 아로라 부회장을 소개하면서 "가장 중요한 후계자 후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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