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야후 재팬은 지난 21일 니케시 아로라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창업 이후 19년동안 회장직을 유지해 온 손정의 회장이 물러난 것이다. 앞서 니케시는 소프트뱅크 그룹 부회장직으로 임명돼 포스트 손정의 체제로의 이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포스트 손정의 체제 이행은 소프트뱅크가 지난 실적발표에서 언급한 '제2스테이지로의 돌입'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를 제2스테이지로 이끌기 위해 글로벌 인재를 소프트뱅크 중심부로 영입해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지난 11일, 2014년 회계연도 실적 발표에서 소프트뱅크의 세계 전략을 펼치기 위한 파트너로 니케시 아로라를 소개하면서 "가장 중요한 후계자 후보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니케시는 소프트뱅크로 이직한 이유에 대해 "모든 제품에는 라이프사이클이 있다"면서 "애플의 아이팟, 아이폰도 구글의 검색도 이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혁신적으로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진부해진다"고 말했다. 이 말은 라이프사이클이 있는 제품보다 트렌드를 읽고 투자하는 '손정의식 비즈니스'에 매력을 느낀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지난해 9월 소프트뱅크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니케시는 손 회장과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구글에서 배운 인터넷과 IT에 대한 지식, 인맥을 활용해 투자 안건을 진행시켜왔다. 손 회장도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스냅딜'의 인수는 니케시가 주도한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인터넷 사업에 대한 지식과 인맥,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손 회장은 "니케시의 직책인 부회장은 영어로 프레지던트"라면서 "소프트뱅크 창업 이래 프레지던트라는 직책을 갖는 것은 나를 제외해 니케시가 처음"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 소프트뱅크 ‘제2스테이지’ 돌입... '일본→해외, 통신→인터넷'으로
지난 11일 소프트뱅크의 실적발표에서 손 회장이 수 차례 언급한 말이 '제2스테이지로의 돌입'이다. 이 말의 의미에 대해 손 회장은 "이제까지 소프트뱅크가 일본에 축을 두고 해외 투자를 진행해왔다면, 앞으로는 해외사업에 축을 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인재를 소프트뱅크 중심부에 영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올해는 제2스테이지로 돌입한다는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회사명도 '소프트뱅크'에서 '소프트뱅크 그룹'으로 변경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인터넷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미국 이동통신 3위 업체 스프린트(Sprint)의 T모바일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자 손 회장의 마음이 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오는 6월에 개인투자자용 5년만기 회사채를 1000억엔(약 9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자금은 대출금 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이나, 기동적인 M&A를 위한 준비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제2스테이지'로의 이행이 본격화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