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 카넬은 물질의 성질과 상태, 비가시적으로 존재하는 에너지의 운동성에 대한 사유를 바탕으로 작가 특유의 섬세한 미적 언어를 오브제, 조각 및 설치 작품을 발표해 왔다.
시멘트가루가 세수대야에서 발생되는 습기를 통해 사각의 블록으로 서서히 굳어가거나, 인간의 가청 영역대를 넘나드는 주파수를 사용하여 늘 공간에 울려 퍼지지만 관객은 일시적으로만 포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찰나의 높은 볼트가 석탄 가루 사이를 통과한 흔적을 보여주는 평면 작업과 아주 느린 속도로 서서히 흘러내리는 고무 등을 통해 (작품 <긴 1000분의 3초>) 우리 눈으로 포착할 수 없는 빠르고 느린 움직임을 인식시킨다.
물, 고무, 합성섬유 카펫, 못, 전기, 버려진 양말, 주파수 등 서로 다른 재료와 물질이 뒤섞이거나 만난 혼합 상태로 이루어지는 작품은 인간의 시각에는 쉽게 포착되지 않지만 공간 내에 공존하는 에너지의 항상성(consistency) 개념을 드러낸다. 30일 오후 2시 아르코미술관 3층 세미나실에서 '작가와의 대화'시간이 열린다. 전시는 8월 9일까지. 02-760-4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