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특집> 김재중씨 16년째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2015-05-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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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사건은 북한 잠수정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 확실하다. 제 목숨 걸고 말씀드린다”

▲국립대전현충원[사진=모석봉 기자]


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 7만3000기가 안장돼 있고 4만 1000기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 연간 250만 명이 찾는 국립대전현충원.

이곳을 찾는 사람마다 가슴 저린 사연은 있으리라. 16년째 호국보훈의 달에 맞춰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경남 통영해양경비안전서 고현해양안전센터에 근무하는 김재중(45)씨.

그는 27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아침 일찍 부산에서 대전현충원을 찾았다.
 

▲김재중씨가 해군상사 오길영의 묘비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모석봉 기자]


그가 처음으로 참배한 곳은 해군상사 오길영의 묘비. 해군에서 근무할 당시 가장 아끼던 후배. 흰 국화꽃 한송이와 소주 한잔을 따른 뒤 한참을 묵념에 잠겼다.
 

▲김재중씨가 해군원사 김학근의 묘비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모석봉 기자]


이어 발길을 옮겨 해군원사 김학근의 묘비에 참배했다. 해군에서 존경하던 선배상사였기에 소주잔을 따른 후 한참 만에서야 일어났다.
 

▲김재중씨가 천안함 46 용사 묘역앞에서 경례하고 있다.[사진=모석봉 기자]


그가 대전현충원을 찾을 때 마다 잊지 않고 들리는 곳이 바로 천안함 46용사가 잠들어 있는 천안함 46용사 묘역.

제일 먼저 참배한 곳은 해군상사 김종헌의 묘비. 해군시절 파병을 같이 갔던 군 동료이자 친구다.

천안함 46용사 묘역은 해군의 평소 친했던 선배도 있고 잘 다독여 주던 후배도 많다.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난다고 한다.

천안함 46용사의 묘비를 일일이 돌아보며 묘비에 먼지라도 쌓일세라 수건으로 닦아주고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이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김재중씨가 해군준위 한주호의 묘비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모석봉 기자]


천안함 46용사의 묘비를 뒤로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 곳은 군에 있을 때 선배로써 궂은일을 후배들에게 맡기지 않고 도맡아 처리해 후배들로부터 가장 존경을 받았다는 해군준위 한주호의 묘비.

고인의 성격 탓인가 천안함사건이 발생하자 고 한주호 준위는 소속부대원들과 함께 구조요원으로 참여, 높은 파고와 낮은 수온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실종자 수색에 만전을 기하던 2010년 3월 30일 잠수 수색활동 중 실신해 같은 해역 내 미 해군 구조함 살바(SALVOR)함으로 후송돼 응급조치하였으나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김재중 본인도 한주호 준위를 멘토로 삼아 모든 면에서 솔선수범의 자세를 가지려 노력했다고 한다.

다음은 김재중씨와의 일문일답

▲올해로 16년째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러 온다.매년 이곳에 오는 이유는

대전현충원은 해군에서 있을 때 같이 근무했던 동생도 있고 존경하던 선배님들도 영면해 계셔서 해마다 6월이 오면 꼭 찾아뵙고 참배한다.

▲특히 천안함 46용사 묘역에 대해

같이 파병 같던 동생도 이 자리에 영면해 있고 천안암 침몰당시 3일전에 전화를 받아 지금도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는 동료도 이곳에 있다. 현충원 자체가 우리나라를 위해서 희생하신 분들이라 매년 찾아오고 있다.

아직까지도 국민들 일부가 천안함사건이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북한 잠수정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 확실하다. 제 목숨을 걸고 말씀드린다.

▲국립대전현충원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텐데...

대전현충원을 16년 전 처음에 왔을 때는 대부분이 교관님이나 선배님들이 잠들어 있었는데, 지금은 선배님만큼 후배님들이 많이 안장돼있다. 그게 올 때마다 가장 가슴이 아프다. 저도 군대 전역하기 전에는 꿈이 이곳 대전현충원 국립묘지에 묻히는 게 꿈이었는데 다시 경찰로 이적하면서 꿈이 사라져버려서 가슴이 아프다.

저는 국가관이 남들보다 투철한 사람이다. 지금 TV를 보다보면 가슴이 아프다. 아직까지는 남북이 분단돼 있는데 과거에 월남이 패망 할 때처럼 지금이 그 비슷한 시점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나 후세들이 북한이 주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지금 그것 마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와 조국에 목숨 바쳤던 호국선열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국가관에 대해

요즘 들어 교육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인성교육과 더불어 국가관에 대한 교육을 확실히 시켰으면 좋겠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호국 행사들이 몰려 있어서는 현충원을 찾고 있는데 1년 365일 누구나 와서 학습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에 있는 동생의 묘비를 보니 가슴이 아프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할 것 같다.

인터뷰 말미에 김재중씨 핸드폰으로 전화 한 통화가 걸려왔다.

김재중씨가 화이트피스 국제연맹소속으로 환경운동에 공을 세운 공로로 오는 6월5일 ‘세계 환경의 날’에 환경부 장관상을 받게됐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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