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遊客)’들의 끊임없는 한국 방문에 힘입어 국내 누적 외국인 환자가 최근 100만명을 돌파했다.
28일 보건복지부는 작년 한해동안 26만7000명의 외국인 환자가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09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환자 수 90만1470명에 달해 이달 중 환자 수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외국인 환자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9년 7.8%에서 작년에는 29.8%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중국인 환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병원은 성형외과(27.9%)였다. 이에 반해 중국 다음으로 환자가 많은 미국·러시아·몽골 국적자들은 내과를 가장 많이 방문했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 진료비 총액은 5569억원으로 전년 3934억원보다 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 환자는 전체의 25.2%인 1403억원을 지출했다. 이어 러시아 1111억원, 미국 563억원, 아랍에미리트(UAE) 405억원, 카자흐스탄 405억원 등의 순이었다.
1인당 가장 많은 진료비를 지출한 국가는 UAE로 1537만원씩을 지출했다. UAE 환자는 주로 정부가 송출하는 환자로 암·심혈관질환 등 중증환자가 많아 장기간 고가 치료를 받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1인당 진료비는 177만원이었다.
국내 외국인 환자의 1인당 평균진료비는 20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1.8% 늘어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어섰다. 1억원 이상을 지출한 환자는 210명으로 전년(117명)보다 80% 증가했다.
지난해 외국인 환자는 가장 많이 유치한 병원은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3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다음은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학교병원이 차지했다.
2011년 1위를 차지하는 등 수년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에서 상위권에 있었던 청심국제병원은 1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배병준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2009년 이후 연평균 34.7% 늘고 있는 외국인 환자를 더 유치하려면 불법 브로커를 근절하는 등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외국인 환자의 안전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 계류 중인 외국인 환자 유치와 의료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