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이정표적 의미를 남긴 상하이(上海)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인 후강퉁(滬港通)의 최대 수혜자는 헤지펀드들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에 신중함을 보이는 동안 아시아 헤지펀드들은 후강퉁을 통해 반년간 평균 두자리 수의 높은 수익을 거둬들였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소재 세간티 캐피털은 올해 들어서만 24% 수익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1년간 세간티의 수익률이 3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증가폭이다. 세간티는 수익률 증가와 함께 투자금을 10억 달러로 키웠다.
세간티는 후강퉁 시행과 함께 상하이증시 저가주의 가치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후강퉁 시행 전부터 대대적으로 저가주 매수에 나섰다.
미국계 투자기관인 오크-지프(Och-Ziff)의 아시아 펀드의 수익은 올해 들어 4월말 현재까지 11% 성장했다. 이는 오크-지프의 주력 분야 펀드들의 수익을 두 배나 넘어선 것이다. 2년 전 150억 달러 규모의 차이나펀드를 조성한 파인 리버(Pine River)는 지난해 30% 수익 달성에 이어 올해도 4월 말 현재 13% 수익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오크-지프와 파인 리버와 같은 미국계 헤지펀드들은 주가 상승을 노려 베팅하거나 이례적인 가격에 매수 주문을 하는 등 도박성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후강퉁 제도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헤지펀드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 그룹 아시아본부의 셰인 볼튼 프라임 중개서비스업 대표는 "후강퉁은 헤지펀드들에게 치명적 영향력을 미칠 '게임 체인저'가 되어가고 있다"며 "후강퉁에 이어 또 다른 위험한 게임이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연내 시행될 예정인 선강퉁(홍콩·선전증시 간 교차거래)이 후강퉁에 이어 헤지펀드의 또 다른 베팅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