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아시아 석유제품 수출 문 좁아진다

2015-05-18 14:08
  • 글자크기 설정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중동 산유국들의 아시아 원유 수출 증대로 역내 석유제품 수출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가 원유가 유입되면 석유정제의 경제성이 높아져 정제설비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아시아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사들로서는 미주나 중동지역 등으로 수출 다변화를 꾀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산유국들이 최대 원유 수출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져 아시아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당초 미국내 셰일오일 개발 등 석유 공급과잉에 대해 중동 국가들은 원유 생산량을 유지한 채 가격경쟁으로 대응했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한때 40~50달러대까지 폭락했었다.

최근 미국 셰일오일 시추리그수가 감소세를 나타내며 유가가 60달러대로 올랐지만 미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이 줄어드는 추세엔 큰 변화가 없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동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중동산 대신 캐나다와 서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중동 산유국들은 아시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OPEC의 감산 결정에 반대하면서 시장점유율 방어 정책을 고수해온 사우디가 특히 중국시장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전언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올들어 아시아에 수출하는 원유에 큰 폭의 가격할인을 단행했으며 쿠웨이트, 이라크 등도 잇달아 가격을 내렸다. 최근 중국내 이란산 원유 수입도 늘었는데, 선진국 제재 완화 후 원유 수출을 늘릴 계획인 이란이 미리 가격인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 대한 저가 원유 투입이 늘어나면 역내 정제설비 투자도 확대될 것이 예상 가능하다.

향후 미국까지 원유 수출규제를 풀어 아시아에서 중동산과 경쟁하면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규제가 풀릴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에 가스와 원유 수출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이 규제를 유지할 경우 잉여 셰일오일 처리를 위한 정제시설 추가 등으로 정유산업 내 약 110억달러 투자가 필요하지만 폐지할 경우 23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이 2025년경에 세계 4위의 원유수출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드매킨지는 미 경질유가 유럽내 경질유를 대체하지 않고 아시아에서 중동 원유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에서 아시아 지역은 약 84%를 차지하며 그 중에서 중국은 싱가포르와 함께 가장 큰 시장이다.

중국은 지속적인 정제설비 확충으로 정제용량이 해마다 증가해 석유제품 순수입국에서 향후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것이 관측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석유제품 수출 비중은 2011년 22.5%에서 지난해 15.5%까지 축소됐다가 올해 2월 다시 21%로 증가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인한 수출단가 하락으로 석유제품 수출액은 감소세를 보인다”며 “다만, 수출 물량 기준으로는 미주와 중동지역 수출 호조로 증가세를 보이는 등 수출 다변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