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우리은행 등 채권단의 자금지원 중단으로 성동조선해양이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린 가운데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조선업계가 연대투쟁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 노조원 250여명은 지난 15일 서울 무역보험공사 본사와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상경집회를 열고, 정상화를 앞두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을 요구했다. 특히 노조는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선노조 연대와 함께 총력투쟁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홍지욱 부위원장은 우리은행 본점 앞 집회에서 “조선업종 노조는 5월 30일 거제에서 노조연대 출범식을 연다. 대한민국 조선노동자들에게 연대투쟁을 건의하겠다”며 “투쟁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일영 부위원장은 “성동조선해양 노동자들과 항상 같이 하겠다. (성동조선해양 노조)동지들이 나서는 길에 대우조선해양과 전국 조선 노동자들이 함께하겠다”며 “절대 기죽지 말고 승리를 위해 노력하자”며 목소릴 높였다.
이같은 배경으로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잔량 기준 글로벌 9위 기업이 정상화 문턱 앞까지 온 상황에서 채권은행의 지원을 받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성동조선해양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는 조선사들에 대한 해외 선주들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동조선해양 노조는 이번 상경투쟁에서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갑(甲)질 행태를 연거푸 지적해온 만큼 우리은행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 조선업계 노조 관계자는 “만일 자금지원을 받지 못해 법정관리절차에 돌입한다면 성동조선해양 노조를 필두로 연대 노조가 우리은행 금융상품에 대해 불매운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우리은행 신용카드 사용금지, 예금 및 적금통장 해약, 우리은행을 통한 계좌이체 중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경남은행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선업계가 우리은행 불매운동에 나설 경우, 우리은행은 수익감소는 물론, 공단이 밀집해 있는 경남지역에서의 대고객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져 타격이 예상된다.
한편 성동조선해양 노조는 “현재 성동조선해양은 총 76척의 수주가 남아있다. 2만4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앞으로 2년 동안 배를 지을 수 있는 수주량”이라며 “하지만 채권단의 일방적인 자금지원 거절은 확보한 수주물량마저도 빼앗길 수 있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