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된 현영철이 지난달 30일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수백 명의 고위 군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영철의 숙청사유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한 불경·불충죄로 공개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북한 공안당국이 핵심 간부들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현영철이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고 △김정은 지시를 수차례 불이행 혹은 '태공(태만)한 정황을 확인한 상황에서 △김정은이 주재한 군 일꾼대회(4월24일~4월25일)에서 졸고 있는 불충스런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에 '반역죄'로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을 보면 김 제1위원장이 앉아있고, 그 옆에 황병서, 그 옆에 현영철이 앉아있었는데, 눈을 감고 있는 게 보인다.
현영철은 4월 27~28일 진행된 모란봉 악단 공연을 관람했으나 30일 훈련일꾼대회 기념 촬영에는 불참했고,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어 국정원은 숙청 일자를 4월 30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의 핵심 간부에 대한 불신감이 심화하고 있고, 절차를 무시한 채 숙청하는등 공포 통치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간부들 사이에서도 내심으로는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국정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6개월 동안 현영철 외에 국방위 설계국장 마원춘, 총 참모부 작전국장 변인선, 당 재정경리부장 한광상 등 김정은을 가까이서 보좌했던 핵심 간부들을 숙청 또는 처벌했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 고위급 인사에 대한 잇따른 숙청과 관련해 "간부들 사이에서도 내심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영철의 숙청은 과거 총참모장 이영호 숙청이나 당 행정부장 장성택 처형 때와 달리 당 정치국 결정 또는 재판절차 진행 여부 발표 없이 체포 2~3일 내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이 특징"이라며 "그만큼 김정은의 독단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아직 현영철의 처형을 단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영철이 핵심 고위간부임에도 불구, 북한의 공식 발표가 없고, 숙청 이후에도 북한 TV가 방영한 김정은 기록영화에도 현영철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은 채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중앙TV는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기정은의 3월 군 관련 공개활동에 대한 기록영화를 방영했는데, 지난 3월20일 북한 공군의 비행장 타격훈련시 김정은을 수행한 현영철 모습이 등장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불발과 현영철 총살 첩보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그런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그 밖에도)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