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는 특가법상 야간주거침입절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안씨는 지난해 8월 어느 날 새벽에 부산의 한 사무실에 들어가 믹스커피와 양초세트 등 1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치는 등 그해 10월까지 11차례에 걸쳐 현금 90만원과 79만5000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현금 40만원과 자전거 1대를 제외하고는 음료수나 과자 등 실제로 훔친 물건의 액수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았지만 심야에 상습적으로 물건을 훔쳐 형법 대신 특가법이 적용됐다.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감경이 돼도 형법 적용을 받았을 때보다 처벌이 무겁다.
대법원은 "사건 특가법 조항은 법정형만 가중해 법 적용을 오로지 검사의 기소 재량에 맡기고 있다"며 "법 적용에 대한 혼란을 낳게 되는 만큼 원심에서 특가법 조항 적용에 따른 위헌적 결과를 피하고자 공소장 변경이 필요한지 심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특가법의 법정형은 형법 조항에서 정한 것과 달리 무기징역이 추가돼 있을 뿐 아니라 유기징역의 하한도 3년으로 정하고 있어 형벌체계상 정당성과 균형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며 "결국 기소 재량에 의해 어느 규정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심각한 형의 불균형이 초래되는 만큼 헌법의 기본원리나 평등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특가법은 지난해 4월 마약사범을 가중처벌하도록 한 조항이, 그해 11월에는 국내 통화를 위조한 사람을 가중처벌하도록 한 조항이 헌재에서 위헌 결정을 받는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