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대표 영화제작사인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의 왕중쥔(王中軍) 회장이 최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피카소 그림을 낙찰 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왕 회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20세기 미술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가 1948년 출품한 명작 '소파에 앉은 여인(Femme au Chignon Dans un Fauteuil)'을 2993만 달러(약 327억원)에 낙찰 받았다고 북경청년보(北京青年報)가 8일 보도했다.
이 작품은 전문가 감정가인 1800만 달러보다 훨씬 비싸게 팔렸다는 점 외에도, 미국 영화계의 '로열 패밀리'로 통하는 골드윈가(家)의 소유였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 영화제작자인 새뮤얼 골드윈은 1956년 이 작품을 구매해 70여년 간 소장해왔다. 그가 지난 1월 사망하자 유족들이 처분을 결정했다.
왕 회장은 예술품 소장 애호가로 특히, 인상파와 현대예술 작품에 관심을 가져왔다.
앞서 왕 회장은 작년 11월에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정물, 데이지와 양귀비 꽃병'을 당시 6176만5000 달러에 낙찰받은 바 있다. 특히 이는 중국인이 해외 경매에서 낙찰받은 서방 예술품으로는 최고의 낙찰가라는 점에서 당시 화제를 모았다.
그는 해외뿐 아니라 중국 예술품에도 관심을 가져 1999년 저명 예술가 천이페이(陳逸飛)의 명작 쥐안쥐안(娟娟)을 400만 위안에 낙찰받기도 했다. 이밖에 아이쉬안(艾軒), 양페이윈(楊飛雲), 왕이둥(王沂東) 등 중국 대표 화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소장해왔다.
1994년 형제와 함께 설립한 화이브러더스를 중국의 3대 메이저 스튜디오의 하나로 성장시킨 왕 회장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왕 회장은 "예술품에 대한 투자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것이며,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