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필담] ‘록키 마르시아노 기록까지 1경기’ 메이웨더 vs 파퀴아오…리벤지 매치도 대박날까?

2015-05-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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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스포츠 제공]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졸전이었다. 전 세계 복싱 팬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고(故) 록키 마르시아노의 기록에 도전하겠다는 메이웨더, 전무후무 8체급 석권 파퀴아오의 세기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3일 정오로 예정됐던 ‘메이웨더 vs 파퀴아노, 파퀴아노 vs 메이웨더’의 경기는 오후 1시가 거의 다 돼서야 시작됐다. WBO 챔피언인 파퀴아오와 WBC, WBA 챔피언 메이웨더의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이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는 방송사인 HBO와 쇼타임이 공동 생중계했는데, 미국의 페이퍼뷰(Pay-per-view) 시스템 때문에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컨텐츠마다 돈을 지불하고 시청을 하는 시스템으로, 엄청난 양의 페이퍼뷰 신청이 몰리며 결제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매니 파퀴아오는 1978년 필리핀 생으로 64전 57승 2무 5패의 전적을 갖고 있다. KO승은 38이다. 미국 태생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는 1977년에 태어났다. 47전 26KO 전승을 기록 중이다.

파위아오는 현 WBO 챔피언으로 8체급을 석권한 인파이터다. 메이웨더는 현 WBC, WBA 챔피언으로 5체급의 벨트를 소유했다.

기다림이 컸던 탓일까? 환상적인 전적과 기술을 자랑하는 두 챔피언의 경기라서 그랬을까? ‘욕을 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처럼 시청자들은 경기가 지연되자 볼멘소리를 내면서도 세기의 대결을 기다렸지만, 결과는 허무했다.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아웃복서와 인파이터의 대결이라 탐색전은 예상했지만 너무 탐색만 했다. 전문가들은 파퀴아오가 초반 KO승을 위해 달려들 것으로 예측했고, 경기가 끝나도 얼굴에 상처가 없다는 ‘스피드킹’ 메이웨더가 파퀴아오에게 카운터를 날리며 한바탕 신나는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점쳐졌지만 내용은 싱거웠다.

파퀴아오는 메이웨더의 카운터를 의식했는지, 깊게 들어가지는 않았다. 코너에 몰리기도 했지만 메이웨더는 요리조리 빠져나가기만 했다. 특유의 어깨로 상대의 펀치를 막는 ‘숄더롤’을 구사하며 파퀴아오의 애를 먹였다.

사실 숄더롤은 파퀴아오에 의해 깨질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메이웨더는 오서독스(오른손잡이) 스타일이고, 파퀴아오는 사우스포(왼손잡이)를 넘어서 양손잡이였기 때문에 라이트로 페이크를 한 뒤 레프트로 메이웨더를 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메이웨더는 사우스포 복서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전 세계 복싱 팬들이 지켜본다는 중압감 때문이었는지 두 선수는 다운 한번 없이 경기를 12라운드, 판정까지 끌고 갔다. 큰 점수차로 메이웨더의 승리. 이 부분은 이견이 분분하다.

이번 세기의 대결로 메이웨더는 대전료 1억 5000만 달러(한화 2000억여원)를 받았으며 파퀴아오는 1억 달러(한화 1100억원)를 챙겼다. HBO와 쇼타임은 중계로 인해 5000억원의 수익이 예상됐다. 돈잔치만 벌인 셈이다.

다만 메이웨더가 록키 마르시아노의 대기록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이번 졸전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49전 무패의 기록을 달성한 록키 마르시아노는 패색이 짙었던 조지 왈콧과의 경기에서 13라운드 단 1번의 펀치로 KO승을 거둔 진정한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었다.

파퀴아오는 메이웨더와의 리벤지 매치를 피력했다. 그는 “메이웨더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리매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웨더가 49연승의 상대로 파퀴아오를 다시 지목할 가능성은 사실 적다. 자신을 핀치까지 몰고 간 파퀴아오를 또 만나는 것은 자칫, 대기록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리벤지 매치를 한다고 해도 졸전이 될 가능성이 크겠지만 말이다.

한편, 메이웨더의 별명은 ‘머니’(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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