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재무장관회의 내달 23일 열려…개최 자체에 의미

2015-04-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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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2년 6개월만에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열린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을 만난다.

양국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양국 경제·재정 상황을 놓고 전반적인 의견을 교환하고 공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06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양국에서 번갈아 개최해 다섯 차례 열렸다.

그러나 일본의 신사참배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놓고 한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2012년 11월 과천 회의를 끝으로 열리지 않았다.

2012년 회의 때도 일본 재무성이 연기를 요청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두 나라 경제수장의 만남이 성사됐었다.

제6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최 부총리와 아소 부총리가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차 미국 워싱턴 D.C를 찾은 자리에서 만나 약속한 사안이다. 정치 문제는 정치대로 풀어나가고, 경제 관계에서 협력할 부분은 협력한다는 정경분리 원칙에 합의한 결과다.

그러나 이번 재무장관회의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편이다.

양국의 갈등은 역사 문제, 일본 자위대의 작전영역 확대 등으로 한일 재무장관 회의 재개를 결정한 당시보다 더 악화됐다.

올 들어서는 한일 교역마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1분기 양국의 수출과 수입액을 더한 교역 규모는 184억4700만달러(약 20조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는 양국이 경제ㆍ금융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원칙을 합의하는 수준에서 회의가 끝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이 주도해 추진하는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지배구조 문제와 미국의 금리 인상,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여파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 역시 원론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월 만료된 한일 통화스와프는 양국이 협의해 연장하지 않기로 한 만큼 재무장관회의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작다.

한일 재무장관회의에 앞서 최 부총리와 아소 부총리는 내달 3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한·중·일 재무장관회의에서 만난다.

세 나라가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구조개혁을 병행하고, 역내 금융협력으로 위기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기재부 관계자는 "2년 넘게 중단됐다가 작년 10월 재개된 한·중·일 재무장관회의는 개최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며 "특별한 합의 사안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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