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위안부에 대한 사과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미·중 시민단체는 물론 미국 정치권과 주류 언론까지 나서 아베 총리의 역사 직시 및 명확한 사과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계속 사과를 거부한 채 책임을 회피한 것이다.
특히 아베 총리가 언급한 '깊은 고통을 느낀다'(deeply pained)라는 표현은 2012년 노다 요시히코 민주당 내각이 유엔 기구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사용한 '사과(apology)와 반성'(remorse)을 대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는 21세기를 여성 인권 침해가 없는 세계를 만들려고 한다"며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분쟁지역 성폭력을 근절하는 데 전면에 서겠다고 약속했고, 그에 따라 여성발전기금에 1천200만 달러를 지원했고 올해 22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전쟁 중에 여성의 인권이 종종 침해당해 왔다"고 말해 일본군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를 `일반적인' 차원의 전쟁 중 여성 인권 침해와 동일시한다는 인상을 주어 앞으로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베 총리가 이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답변을 하던 도중 갑자기 바람이 불어 들고 있던 문서 몇장이 뒤로 날아가 버리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내 현안인 볼티모어 폭동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회견 파트너인 아베 총리를 옆에 세워둔 채 20분이 넘게 장황한 답변을 늘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