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의 한 지방 공립병원장이 뇌물로만 부동산 100채 등 2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이 전날 올 들어 3월까지 공직자 뇌물 및 횡령사건 처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왕톈차오(王天朝) 전 윈난(雲南)성 제1인민병원 원장의 거액 뇌물 수수사건을 공개해 중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가 28일 전했다.
지방의 한 공립병원장이라는 지위로 이렇게나 많은 뇌물을 주머니에 담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중국 사회는 놀라는 분위기다. 검찰일보(檢察日報)는 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규모라며 경악했다. 병원장 등 의료 보건 분야 공직자의 비리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같은 규모는 이례적이라며 왕 전 원장의 비리내역 공개 후 단 몇 시간 만에 10만개가 넘는 리플이 달리는 등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1957년생인 왕 전 원장은 윈난성 위생청 처장, 쿤밍(昆明)대학교 의학대학원 원장을 거쳐 윈난성 제1인민병원 원장직을 맡았으며 지난해 9월 비리 등 기율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낙마했다.
일각에서는 역시 지난해 낙마한 호랑이, 10년간 윈난성 1인자로 군림했던 바이언페이(白恩培) 전 당서기와 밀접한 관계였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한 병원 관계자는 "왕 전 원장과 바이 전 당서기가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왕 전 원장이 바이 전 서기를 위해 특별 의료진을 운영했을 정도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사정바람은 올해도 거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검찰은 왕 전 원장의 대형 비리사건을 비롯해 올해 1분기 전국적으로 공직자 뇌물 및 횡령사건을 7556건, 관련 혐의자 9636명을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뇌물 수뢰액이 5만 위안(약 860만원) 이상, 공금횡령 규모가 10만 위안(약 1전720만원) 이상에 달한 사례가 무려 6649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물 등 비리로 당국의 처벌을 받은 공직자 중 현처급(縣處級·중앙기관 처장·부처장) 이상은 907명, 청국급(廳局級·중앙기관 국장 혹은 지방기관 청장급) 이상의 고위간부는 156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