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서울의 소형 아파트와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작과 서초 등 일부 자치구에서는 소형 아파트가 중대형 아파트값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전용 85㎡이하와 85㎡초과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 격차는 평균 31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6년 말(772만원) 대비 459만원 줄어든 수치다.
지난 2009년에는 563만원, 2010년에는 536만원으로 줄어들던 소형-중대형 아파트 매맷값 격차는 지난해 들어 324만원까지 떨어졌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 침체와 인구구조 변화, 전세난 등으로 중소형 면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중소형 면적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6년 말 서울 25개 자치구의 모든 중대형 아파트가 소형 아파트보다 가격이 높았으나, 현재는 동작·서초·금천·성북 등 8개 자치구에서 소형 아파트 가격이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동대문은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3.3㎡당 1292만원으로 중대형 아파트값(1154만원)과 비교해 138만원이나 높았다. 이어 △동작구(132만원) △관악구(109만원) △금천구(82만원) △성북구(82만원) △강북구(78만원) △서초구(66만원) △서대문구(5만원) 순으로 소형 아파트값이 중대형보다 높은 가격에 시세를 형성했다.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끝없이 이어지는 전세난에 따라 소형 아파트값의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앞으로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중대형보다 높은 역전현상은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실수요자들의 소형 아파트 선호도가 크게 증가하자 건설사들도 아파트 신규 공급 물량을 소형 면적 위주로 구성하는 모습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대형 아파트가 전체 공급 물량 가운데 35% 정도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그 비중이 20%내외로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대형 면적의 공급비중이 15% 정도로 더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