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결혼 인도소녀, 교장에게 "결혼 막아달라" 편지…父"더 크면 짝 못 구해"

16세 소년이 자신보다 훨씬 어린 소녀와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사진= 밀레니엄교육재단]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13세인 인도 여학생이 자신의 결혼을 막아달라며 교장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둘리 헴브롬이라는 이 학생은 자신의 결혼식 하루 전날 교장에게 편지를 보내 “학업을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둘리는 “입학 당시 18살이 될 때까지 결혼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학교 서약서를 쓰고 들어왔다”며 “이렇게 빨리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사정했다.

그러나 둘리의 아버지는 “결혼식을 예정대로 치르겠다”며 “인도에서 조혼은 일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혼을 시키는 이유에 대해 “다 큰 뒤에는 적당한 짝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둘리가 거주하는 동부 자르칸드 주(州)는 인도에서도 조혼 풍습이 가장 널리 퍼져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이곳에서 18세 이전에 결혼하는 여성은 40%에 달한다. 15세 이전에 결혼하는 여성은 18%다.

관련기사

• AIIB 가입국 GDP, 전세계의 58%
• 해외여행 준비~ 장티푸스 예방접종 하세요.

유엔인구기금(UFNPA)은 “성차별이 자행되고 빈곤한 개발도상국에 조혼이라는 인권유린 행위가 만연해 있다”며 “조혼이 소녀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그들의 장래 발전 가능성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UFNPA은 “조혼으로 내몰린 소녀들이 아직 청소년기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임신하면 임신 중, 또는 출산 때 합병증을 얻을 위험성이 있고 이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정부는 조혼을 범죄행위로 규정했지만 실제 기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 2010년 조혼을 강행한 이들 가운데 단 11명만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