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상, AIIB 질문한 홍콩기자 조롱…중국 심기 건드리기?

2015-04-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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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 [사진=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이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질문한 홍콩기자는 물론 중국까지 조롱하는 태도를 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소 재무상은 지난 3일 각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AIIB에 관해 묻고 싶다”는 홍콩 봉황위성TV의 리먀오 도쿄지국장 말에 영문을 알 수 없는 폭소를 터뜨렸고 현장에 있던 일본인 기자도 이를 추종하듯 웃었다.
리 지국장은 굴하지 않고 “일본이 AIIB 참가를 보류한 것을 놓고 야당에서 외교 실패라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었고 아소 재무상은 “(일본은) 공산주의가 아니므로 야당이 무엇이든지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아소 재무상은 “(일본은) 중국과 다르게 무엇이든지 말할 수 있는 나라며 즉시 붙잡혀가는 일은 없다”며 “(AIIB 측이) 어떤 기준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사회 구성은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 한 참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리 지국장이 질문을 이어가려고 하자 아소 재무상은 그가 손을 들지 않은 점을 놓고 “이곳의 규칙을 알고 있느냐”며 응하지 않았다.

21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리 지국장은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아소 재무상과의 에피소드를 공개했고, 이는 일파만파로 퍼졌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아소 재무상의 무성의한 태도를 지적하며 “일본의 지도자가 이 정도냐”, “중국인에 관한 실례다”라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봉황위성TV가 세계 80여 개국에 시청자 2억5000만명을 보유하고 있고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매체인데도 아소 재무상이 중국 정부와 동일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리 지국장은 도쿄신문에 “회견은 정부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장”이라며 “중국에서는 AIIB에 대한 일본의 생각이나 우려하는 이유에 대한 관심이 높으므로 이에 관해 진지한 답변을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비판하고 싶다면 다른 기회도 많은 데 굳이 소중한 기자회견 시간에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베 정권은 해외 홍보 전략 강화를 내걸고 있지만 그렇다면 더 성실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리 지국장은 또 “일본 기자들이 아소 재무상의 부적절한 발언과 태도를 방관하거나 문제 삼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무엇을 생각했는지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인 리 지국장은 게이오(慶應)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중일 관계를 공부했다. NHK 국제방송 아나운서를 거쳤으며 일본에서 18년 동안 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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