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기업들도 기존 임금대로 안을 가지고 갔다. 이것은 정부 방침을 따른 것인데 북한이 담보서에 서명하라고 하니 불가피하게 서명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담보서 서명에는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정부의 입장은 전날에 비해선 한층 누그러진 것이다.
다른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을 인정하지 말라는 정부의 지침을 위반한 것"이라며 "공문을 통해 고지한 법적·행정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정부는 "법적·행정적 조치까지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수위를 낮췄다.
이는 북한의 일방적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촉발된 갈등의 피해자인 입주기업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란 분석이다.
전날 입주기업 3곳은 정부의 지침대로 월 최저임금 70.35달러를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을 지급했지만 북한이 일방적으로 인상한 최저임금(74달러)과의 차액분에 대해 연체료를 지불할 것을 확인하는 담보서에 서명했다.
이는 '북한의 연체료 부과는 최저임금을 74달러로 인상하는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수용할 수 없으니 담보서에 서명하지 말라'는 정부 입장에 반하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또 개성공단 임금 지급시한의 연장 여부가 혼선을 빚고 있는데 대해선 "북한이 진정으로 (시한을) 연장할 의사가 있다면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말해야 하지 기업인들에게 검토해 보겠다고 한 부분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명시적으로 공식적으로 연장해주겠다고 전달한 사항이 아니어서 정부는 북측이 연기해 주겠다고 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