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주환 "잘할 수 있는 연기보다 해낼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2015-04-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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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주환.[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 15일 아주경제 사옥에서 배우 임주환(33)을 만났다. '빛나거나 미치거나' 속 황자 왕욱을 벗어놓고 만난 그는 털털하고 미소가 아름다운 배우였다.

지난 7일 종영한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극본 권인찬 김선미·연출 손형석 윤지훈)에서 왕욱 역으로 대한민국 여심을 뒤흔들어 놓은 임주환은 12년 차 배우다. 2004년 SBS 드라마 '매직'으로 데뷔했으며,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 '아랑'(2006) 등 다수의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해 연기력을 쌓았다. 이후 KBS2 드라마 '눈의 여왕'(2006), MBC '탐나는도다'(2009), SBS '못난이 주의보'(2013) 등에서 주연을 맡아 입지를 넓혔다.

임주환은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보여 준 연기에 대해 "연기에 대해서 아쉽거나 만족한다기보다 왕욱이라는 캐릭터가 좀 더 자세하게 표현됐으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왕욱이 왜 닫힌 마음을 갖게 됐는지 배경 설명이 있었으면 시청자 입장에서 그의 행동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았을까"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극중 왕욱은 태조 왕건의 다섯 번째 아들로 수려한 외모에 명석한 두뇌, 출중한 무예를 겸비한 캐릭터. 가슴 속에 상처를 갖고 있으며, 사랑을 지키기 위해 황제가 되려는 인물이다.

과묵한 왕욱과 달리 실제로 만난 임주환은 밝고 시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배우 임주환.[남궁진웅 timeid@]

"실제 성격은 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어요. 상황에 따라서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낙천적일 때는 한없이 낙천적이에요. 극과 극을 달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꽃미남 황자를 연기하기 전에 영화 '기술자들'에 이 실장 역으로 캐스팅된 그는 당시 얼굴까지 전신 태닝 했던 것을 언급하며, '빛나거나 미치거나' 촬영에 임하면서 뽀얀 얼굴을 만들기 위해 피부 관리에 굉장히 신경써야 했다고 털어놨다. 또 드라마 '탐나는도다'(2009), 영화 '쌍화점'(2008)등 앞서 출연한 사극과 비교하며 전작의 캐릭터들과 다르게 보이려고 나름대로 연기에 변화를 줬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양한 장르 중 어떤 장르가 좀 더 연기하기 편한지 묻는 질문에는 "배우 자체가 정답이 없는 직업"이라며 "어떤 장르가 나에게 더 어울린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스스로 연기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깊이 있는 눈빛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은 그가 배우로서의 꿈을 키우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다.

"연예인에 대한 준비는 따로 하지 않았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친구를 따라 우연히 연극반에 발을 들였는데 제 안의 에너지를 감정 표현으로 분출하는 것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됐고, 단역부터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나갔어요"
 

배우 임주환.[남궁진웅 timeid@]

훤칠한 키, 우월한 비율, 인상적 마스크. 배우 임주환을 모델 출신 배우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모델 생활도 물론 했지만 시작은 배우였어요. 중간에 소속됐던 회사가 강동원 씨, 정의철 씨, 이민기 씨 등 모델 출신 배우들을 많이 배출한 회사였어요. 많은 분이 모델 출신 배우로 알고 계시더라구요"

드라마 속 왕욱은 신율(오연서)을 바라보는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역할이다. 현실 속 임주환의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실제로 연애하거나 사랑에 빠지면 적극적인 편이에요. 적극적으로 대시해야 사람을 얻고, 사랑도 따라 오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결혼을 생각하는 나이가 되니까 이성을 사귀는 것에 있어 쉽지 않네요. 연예인이라는 직업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인생을 놓고 봤을 때 결혼을 생각할 시기여서 그 사람의 직업, 생각도 눈여겨보게 되고 느낌, 공감대가 형성이 잘 되는지, 배우인 내 직업을 인정해줄 수 있는지 먼저 보게 되더라고요."

임주환은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역할을 두고 "경험해 보지 않은 캐릭터에 욕심이 생긴다"고 말문을 열었다.
 

배우 임주환.[남궁진웅 timeid@]

"어떤 한 가지 역할을 하고 싶다고 그 역할만 기다리는 건 (배우로서) 아닌 것 같아요. 그때그때 저에게 주어지는 캐릭터에 집중을 하는 편이에요. 역할에 선을 긋고 싶지 않지만 안 해 봤던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에요. 싸이코패스나 범죄자, 살인자 등 강하고 거친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어요. 시청자는 흔히 예쁘고, 착하고 그런 것들을 좋아하시잖아요? 그런데 그와 정반대를 달리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은 배우로서의 본능이 있는 것 같아요. 보기 좋은 것만 하다 보면 그와는 반대되는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죠."

잘할 수 있는 역할보다는 해낼 수 있는 역할이 주어졌을 때 더 기쁘다는 임주환. 도전 의식이 생기는 역할을 맡아 연기했을 때 들려오는 주변의 칭찬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며 웃음 지었다.

이광수, 조인성, 송중기, 김기방 등 절친 모임의 근황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벗어놓고 오는 모임이에요. 솔직히 재미를 추구하거나 놀자고 만나는 모임은 아니에요. 만나서 서로 연기 얘기를 하고 모니터링을 해 주기 바빠요. '요즘 너, 그 연기 좋았어' '헤어스타일 변화준 거 훨씬 괜찮다' 등 조언을 해 주고 다독여 주죠. 약간 '스터디' 같은 느낌이랄까요? 절친 모임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라이벌 의식이라든가 질투심 이런 것들은 전혀 없어요. 서로의 분야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라이벌 의식이 생기지도 않고요."

임주환은 현재 '빛나거나 미치거나' 종영 후 차기작을 정하기 위해 다양한 대본을 두고 검토 중이다. 도전 의식이 강하고 연기자 본분에 충실한 그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통해 본인만의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배우 임주환은 누구?

임주환은 1982년생으로 2004년 SBS 미니시리즈 '매직'으로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KBS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2005), '눈의 여왕'(2006),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 '쌍화점'(2008)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연기력을 쌓았다.

이후 MBC 주말드라마 '탐나는 도다'(2009),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2013)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됐으며, 특히 '못난이 주의보'에서 보여준 호연은 대중들에 눈도장을 찍는 확실한 계기가 됐다. 같은 해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신율(오연서)를 사랑하는 왕욱 역을 맡아 열연했다.

187cm의 우월한 비율과 뚜렷한 이목구비로 배우 활동 중 모델로도 활약했으며 의류, 음료, 전자제품 등의 CF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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