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사에는 고 최성호 군 부친 최경덕 씨, 고 박성호 군 모친 정혜숙씨, 고 이승환 군 모친 김은숙 씨가 참석했다. 세 유족은 모두 가톨릭 신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미사 전 교구청 집무실에서 유가족을 따로 만나 위로했다.
유가족은 염 추기경에게 정부시행령 폐기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위해 천주교에서 애써주길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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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추기경은 오늘 추모미사 강론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보다 더 큰 슬픔이 어디 있겠나”라며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과 유가족의 아픔을 하느님께서 끌어안아주시길 기도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1년 전 세월호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가치관, 배려심, 국가적 자존심도 바다 밑으로 침몰했으며,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믿음이라는 가치가 끝없이 침몰했다”며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회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우리 모두의 잘못이란 말이 잘못을 저지른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전했다.
염 추기경은 “정부는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가려내어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라며 “최근 입법예고한 시행령안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자녀를 졸지에 잃은 부모님의 아프고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모든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전했다.
염 추기경은 “무죄한 이들의 죽음을 무가치하게 만드는 것보다 슬픈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는 이 아픔을 기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1년 전 세월호 참사 직후 신자들이 자신의 기도를 적었던 ‘메시지벽’을 봉헌하는 시간이 있었다. 서울대교구는 교구 사회사목국 주관으로 참사 직후 명동대성당 뒤편 성모동산에 희생자의 안식, 유가족의 위안, 구조현장의 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의 안전, 우리 모두의 회개와 용서 등 다섯 가지의 지향을 두고 기도하는 ‘메시지벽’을 설치했다. 교구 사회사목국은 이 메시지벽 앞에서 희생자를 위한 9일기도와 실종자를 위한 기도회를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