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국방부는 1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한·미 억제전략위원회(DSC)를 출범, 이미 탐지된 북한의 이동발사대(TEL)와 미사일을 재래식 정밀무기를 이용해 파괴하는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이에 따라 핵과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이를 운반하는 탄도미사일 위협을 통합적인 관점에서 억제·대응하기로 하고, 억제개념과 군사능력, 행동방안을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새로 출범되는 억제전략위원회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 체인'(북한의 미사일 탐지에서 요격까지의 일련의 과정)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을 촉진하고 양국의 정보공유와 상호운용성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중거리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인 KN-08도 머지않아 미국 본토를 겨냥한 실전 배치가 가능할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DSC의 주요 임무는 "4D 작계 수립과 더불어 북한의 핵·WMD·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개념과 군사능력, 행동방안을 발전시키고 핵우산·재래식 타격능력 등 미국의 확장억제의 실효성·능력·지속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무기가 없는 한국으로서는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보장하는 공세적 대응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이야기다.
또 류 실장은 DSC를 통해 △맞춤형 억제전략과 4D 작전개념을 토대로 효과적인 대북 억제 및 대응이 가능해지고 △전·평시 미 측의 군사능력과 한국의 선제타격 개념인 킬 체인(Kill Chain) 능력을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한·미 간 군사능력 상호운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류 실장이 4D 작전계획과 관련, “방어 개념을 넘어선 공격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해 북한의 핵 공격을 대비한 선제타격 개념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미·일 3국은 공식적으로는 북한을 ‘핵 보유’ 국가가 아닌 ‘핵 능력’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
한·미 국방부 고위 인사들도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를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크리스틴 워무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은 15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할 능력을 갖췄는지 충분히 알지 못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신중한 자세라고 판단한다”면서 북한의 핵 소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14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지 상당히 지났기 때문에 소형화 기술이 상당히 진행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류 실장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내부적으로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았으며 우리 측에 협의하자는 요청도 하지 않았다"며 "다만 미국이 추후 요청하더라도 이는 우리가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