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지난 2월 20일 서울 용산역 인근 주상복합 ‘용산 푸르지오 써밋’ 공사현장 옆에서 발생한 보도 침하 사고, 일명 ‘용산 싱크홀’은 시공사 대우건설의 부실시공으로 지하수가 유출돼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구는 사고 원인 분석 용역을 맡은 한국지반공학회가 지난 14일 열린 최종 조사 결과 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용산 푸르지오 써밋 지하굴착공사 중 불완전한 차수벽을 통해 지하수가 모래와 함께 유출되고, 그로 인해 상부 점토층이 함몰되면서 보도가 침하됐다.
이재문 용산구 도시계획과장은 “공사장의 차수벽이 부실하게 시공돼 지하수와 모래 등이 동반 유출됐고, 보도 하부 토사의 균열과 강도 저하를 유발해 일시에 침하됐다”고 설명했다.
지반공학회는 지난달 20일 중간 조사 결과 보고 당시에도 동일한 내용의 사고 원인을 지적했다.
공사대장과 계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월 말 함몰 구간 주변의 지하수위가 10m에서 14m로 저하됐고, 함몰을 유발할 수 있는 지하수와 세립자가 집중 유출됐다.
또 서울시와 지반공학회, 대우건설이 시행한 GPR 지반 조사에서 지반 불균질 등 이상 징후가 있다고 판단된 8개소에 대한 시추조사를 실시한 결과, 함몰 인접 구간 지하 11m 부근에서 지반이 연약한 3개소를 발견했다.
당시 대우건설이 원인으로 제시한 하수도관의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굴착을 실시했지만, 하수관 파손 등의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용산구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지하수 유출 차단과 함께 지반 강도를 높이는 대체공법 시행을 대우건설에 요구했다.
대우건설은 지반공학회에서 제시한 지반강도증진공법(컴펙션 그라우팅)과 차수공법을 적용키로 했다.
용산구는 현재 지반 상태가 안전하다는 지반공학회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15일부터 공사장 인근 보도 통행을 허용하고 공사 재개를 허용했다.
이 과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역 내 대형 공사의 안전을 철저히 관리하고, 인접 지역 지반에 대한 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