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는 상식”이라던 아베 정권, 말 따로 행동 따로?

2015-04-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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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NHK·TV아사히 간부 불러 보도 경위 따질 것”…언론 탄압 비판 확산

아베 신조(安倍 晋三 ) 일본 총리 [사진=신화 통신]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이 민영 방송사 간부를 불러 특정 프로그램의 제작·보도 경위를 캐물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일본 내 언론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교도통신(共同通信)이 16일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달 17일 예정된 정보통신전략조사회에서 NHK 시사 프로그램 ‘클로즈업 현대’와 민영방송인 TV 아사히(朝日) 간판 뉴스 프로그램 ‘보도 스테이션’의 사정(事情) 청취를 하기 위해 두 방송사 간부를 불러 들인다고 밝혔다.
NHK의 조사위원회는 작년 5월 클로즈업 현대가 다룬 사기 사건 속 브로커와 해당 기자가 특정한 관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을 근거로 이에 대한 경위를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사기 집단의 활동 거점으로 소개된 장소가 사실과 다르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보도 스테이션에서는 지난달 관료 출신의 해설가가 생방송 중 내뱉은 발언이 문제가 됐다. 해설가는 자신이 TV아사히 회장 등의 의향에 따라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고 그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비롯해 총리관저 측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건에 대해 해당 방송사로부터 설명을 듣겠다는 것이 자민당측의 입장이지만, 행정기관도 아닌 정당이 일개 민영 방송사 간부까지불러들여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언론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집권당의 행보에 대한 우려는 TV아사히를 비롯, 타 방송사까지도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TV아사히 관계자는 “호출하는 것은 지나치며 압력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민영방송의 관계자는 “집권당에 불려가는 것은 방송국으로서는 옐로카드를 받는 것과 같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할 의무가 있는데, ‘안전운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TV아사히는 대표적 진보성향의 아사히 신문을 최대주주로 하는 방송사로,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적 보도·논평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왔다. 이는 이번 자민당의 행동이 언론 탄압에 해당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그간 아베 정권은 그간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 훼손 혐의로 한국에서 수사·재판을 받는 도중 출국정지 된 것에 관해 “언론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상식”이라고 비판해왔다. 

그러나 이번 자민당의 방송사 간부 소환 방침은 이 같은 아베 정권의 비판과 배치되는 행동이어서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산케이 신문은 일본 내 대표적 보수 성향 언론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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