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각 고등학교에 교과서를 주교재로 쓰도록 하는 방침을 안내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고등학교 정규수업시간에 EBS 수능교재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고 국정감사, 시의회, 교육부 회의 등에서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고 있어 학교에서는 EBS 수능교재 사용시 아래 사항을 유의해 2015학년도 교육과정을 운영해 주기 바란다고 안내하고 있다.
공문에서는 EBS 수능교재는 정규수업시간 이외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정규수업 시간에 사용할 경우에는 교과용도서의 보완 교재로서 사용할 것을 주문하면서 EBS 교재 사용 관련 유의사항을 장학지도, 회의 등을 통해 지도.점검하도록 했다.
각 시도교육청의 이같은 내용의 공문 전달은 연계 정책이 시작된 이후 수년 째 반복되는 일이다.
고등학교 고3 교실 중 많은 곳에서 EBS 교재를 주교재로 쓰고 있어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초중등교육법은 교과용도서의 사용 규정에서 학교에서는 국가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거나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검정하거나 인정한 교과용도서를 사용하도록 하고 학교운영위원회가 교과용 도서와 교육 자료 선정을 심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이 매년 반복되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70% 연계 정책에 따라 대입 준비를 위해 EBS 교재가 교과서를 대체하고 문항을 달달 외우는 파행적인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EBS 교재 수능 연계 정책 자체가 고3 교실의 불법을 낳고 있는 상황이지만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형식적인 공문만 학기초에 보낼 뿐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이같은 법과 현실의 괴리가 있는 면이 있지만 EBS 연계 정책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냐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일 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서가 아닌 EBS 교재를 주교재로 수업에서 쓰는 경우는 개선돼야 하지만 제재 규정이 없어 교육청이 지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제재 수단이 뚜렷하게 나와 있는 것이 없어 지도나 감독, 장학 과정에서 유도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EBS 수능교재는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에 정규 수업 외에 사용해야 하고 정규수업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보완적으로만 쓸 수 있는 것이 원칙으로 이를 환기시키기 위해 매년 학기초 학교에 안내를 하고 장학지도를 하고 있다”면서도 “연계 정책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