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국제입찰 해외는 종합평가 추세, 우리나라는 최저가 방식

2015-04-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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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기준 통과 시 최저가 낙찰, 저가 부품 등 안전성 문제 제기

[자료=서울메트로]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입찰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입찰 방식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입찰에서 최저가 낙찰제를 지양하는 추세인데도 여전히 최저가를 써낸 업체가 최종 낙찰자가 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대규모 승객이 탑승해 안전에 각별해야 하는 전동차의 특성을 볼 때 가격을 우선 순위로 둔 입찰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15일 철도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서울메트로는 2호선 전동차 200량 구매의 최종 낙찰자로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번 전동차 입찰에는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을 비롯해 현대로템과 우진산전도 참가했다.

서울메트로의 평가기준 및 절차를 보면 먼저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기술입찰서 검토 후 전동차 구매 평가기준 및 평가표에 의거·평가한다. 적격업체는 1차로 평가위원 종합평점이 85% 이상인 곳을 선정한 후 2차로 이들 업체의 가격입찰서를 개봉해 최저가격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한다. 일정 기준을 통과한 업체 중에서 최저가를 써내야만 낙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입찰에 참가한 3개 업체는 기술입찰을 통과했으며 전동차 량당 10억5000만원을 써낸 로윈·다원시스 컨소시엄이 낙찰자로 뽑혔다. 현대로템은 량당 12억원, 우진산전은 12억5000만원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 결과를 두고 일부 철도 부품업계와 지하철 노조 등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로윈의 재무상태와 완성차 생산 능력에 의구심을 표하는 상황이다.

전동차 공개 입찰에서 최저가 낙찰제는 2004년 당시 서울메트로 전신인 서울시지하철공사가 경영합리화를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입찰 참여사간 가격 경쟁을 통해 예산을 절감하자는 취지에서다. 당시에도 철도 차량 제작사들은 저가 낙찰로 안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반발한 바 있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는 가격이 아닌 기술 경쟁을 통해 수주에 성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대로템의 경우 2013년 인도에서 델리 지하철공사가 발주한 1조원 규모 델리 메트로 3기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캐나다 봄바르디에,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등 글로벌 업체가 참가했다. 현대로템은 가격 부분에서는 2위에 그쳤지만 타사 대비 에너지 효율 에서 앞서 종합결과 1위를 차지해 수주에 성공했다.

2009년 그리스 아테네 전동차 입찰은 현대로템과 스페인의 카프, 안살도 등 3개 업체 경합 끝에 현대로템이 프로젝트를 따냈다. 당시 현대로템은 가격 부문에서 카프·안살에 밀려 3위에 머물렀지만 기술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국내 공공공사에서는 최저가 낙찰제가 부작용이 많다는 점이 고려돼 내년부터 종합심사낙찰제가 도입된다. 가격 뿐 아니라 공사수행능력과 사회적 책임 등을 고려한 발주 방식이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해외 전동차 국제입찰에서는 최저가가 아닌 종합평가로 제작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추세”라며 “일정 기준만 통과하면 최저가를 선정하는 방식은 저가 중국산 업체 부품 사용 등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로윈에 중국산 부품 사용 등 안전성 지적에 대해 서울메트로측은 정해진 규격과 품질이 있고 지속 관리감독을 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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