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병원이 개발한 시술법을 두고 모발학회 등 3개 단체가 정면 비판하고 나서면서 ‘제2의 유디치과’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양측은 수술 안전성과 환자 건강 문제로 격돌하고 있지만 사실상 환자 유치를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라는 지적이다.
14일 루트의원(루트모발이식클리닉)은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초음파 스캔 비절개 모발이식’ 수술을 공개했다.
비절개 수술은 피부절개 없이 모발을 이식할 수 있지만 생착률이 떨어져 수술 만족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초음파 스캔을 이용하면 절개 없이도 모낭과 주변 조직의 안전한 채취가 가능해 생착률을 절개수술 만큼 높일 수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이윤주 원장은 “이 수술법은 피부 절개에 대한 부담감과 흉터나 통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모발이식 수술을 꺼렸던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실제 이 방법으로 채취한 모낭 손실률은 3~4%로 기존 비절개 수술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모발학회·대한탈모치료학회·대한모발이식학회 등 3개 학회는 같은날 보도자료를 통해 “초음파를 이용한 비절개 모발이식 수술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시술”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국내 모발이식 수술의 대부분을 전담하는 피부과·성형외과 전문의, 관련 의학 연구자로 구성된 단체다.
탈모치료학회 관계자는 “초음파를 특정 방식으로 이용한다고 해서 모낭 손상이 적다는 주장은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며 “이같은 과장광고는 전체 의사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환자들의 심적·물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한 것일 뿐”이라며 “학회 차원에서 과민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다툼이 루트모발이 ‘반값 모발이식’ 수술로 환자를 유인해 동종업계의 눈 밖에 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발이식술을 고려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관련 병원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출혈 경쟁에 돌입했다”며 “일부 병원이 500만~600만원대 수술을 250만~300만원대로 낮춰 병원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