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위기극복과 꿈을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인문학적 지혜가 담긴 글을 읽고 △많이 생각하고 글을 써보며 △삶의 중요한 문제를 주변 사람과 토론하는 연습을 할 것 등을 당부했다.
9일 오후 1000여 명의 대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신세계그룹의 인문학 중흥사업 '2015 지식향연' 프로젝트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정 부회장은 평소 인문학 중흥에 대한 절실한 의지와 ‘지식향연’ 행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밝혔다.
이런 채용제도 개편의 결과로 신세계그룹의 올해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인문계열 전공자가 43%로, 상경계열 전공자 35%를 앞서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강연에서 “지금 이 시대를 ‘스마트폰의 시대’라고 정의하고 싶다"며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각종 스마트 기기가 우리 삶과 깊숙이 연결된 시대가 되었고 이러한 기술의 발달이 인류에게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인간 본연의 능력인 ‘사고력과 판단력’이 퇴화할 수 있다는 점과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인지하는 ‘비판적 사고’가 결여될 수 있음을 진단하고 '스마트 시대의 위기'를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스마트 시대의 위기란 기술 자체에 대한 비난이라거나 시대를 과거로 되돌리자는 낡은 제안은 아니라며, 우리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돕는 스마트 시대의 축복을 ‘제대로’ 누리자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회장은 이런 스마트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참석자들에게 세 가지 방안을 제언했다.
첫 번째 방안은 ‘인문학적 지혜가 담긴 글을 읽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세계적인 테너로 손꼽히는 안드레아 보첼리가 시각장애의 역경을 딛고 변호사와 성악가의 꿈을 이룬 사례를 소개하며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눈으로 하는 독서가 아니라 머리와 가슴으로 하는 독서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역사 책 속에는 문학과 철학이 공존한다. 역사적 인물들의 삶은 문학적이고 드라마틱한 서사가 가득하고, 역사적 사건들 속에는 그 시대를 지배하는 철학이 깃들어 있다”며 인문학적 글을 읽으려고 할 때 역사 책부터 읽을 것을 조언했다.
두 번째로는 '직접 글을 써볼 것'을 제안했다.
정 부회장은 하버드대학교의 혹독한 신입생 글쓰기 훈련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관점에 대해 성찰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기회를 얻게 되며, 자신의 논리를 창의적으로 정리하게 됨을 역설했다.
마지막 정 부회장은 '주변 사람들과 토론하는 연습을 많이 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토론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동시에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는 최고의 사고력 훈련”이라며 삶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서로의 견해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사고가 정교해지고 논리가 더욱 풍성해짐을 설명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이런 세 가지 조언의 실천이 결국 인간 삶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언어로 단련하고, 이를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인문학의 본질임을 역설했다.
강연 끝으로 정 부회장은 “작지만 진심 어린 인문학 중흥을 위한 이런 시도들이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지적 성장과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꿈 실현’의 값진 밑거름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