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드리 헵번 아들 “세월호 희생자들에 안식처 선물하고파”

2015-04-0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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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헐리우드 배우 고(故) 오드리 헵번의 아들인 션 헵번 페러와 그의 가족 그리고 416가족협의회,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 프로젝트'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고(故) 오드리 헵번의 첫째 아들 션 헵번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수단으로 숲 조성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9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는 오드리 헵번 가족과 함께하는 ‘세월호 기억의 숲’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션 헵번은 “우리 가족은 정치나 다른 이슈가 아닌 가족 대 가족으로서 비극적 사건에 대한 마음을 함께 나누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세월호 희생자 및 가족들에게 쉽게 시드는 화환을 보내기보다 오래 남을 수 있는 숲을 선물하고 싶었다. 편안한 안식처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자 했고, 이런 장소가 우리의 미래를 위해 계속 존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숲을 만들어 선물할까 생각했지만 그건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모든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 크라우드 펀딩의 방식을 취했다. 이를 통해 모이는 기금은 온전히 나무를 심는 것에만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션 헵번이 ‘세월호 참사’에 주목한 것은 그가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 영화의 커리어는 한국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1978년 맥 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 작전을 담은 영화 ‘인천’에 제작, 투자했다. 제작을 위해 1년 간 한국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고 더했다.

그는 그 당시 한국을 회상하며 “지금과는 매우 다르다. 그런데도 고쳐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기업의 탐욕이다. 기업가들이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다보니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션 헵번은 “세월호 침몰 당시 아이들에게 나오지 말라고 명령했다고 들었다. 왜 아이들이 그런 명령을 지켜야 했는지, 왜 첫 번째로 구조대상이 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명확한 이해이며 변화를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세월호 기억의 숲’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오드리 헵번 가족들과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10일 오후 전라남도 진도군 백동 무궁화 동산에서 숲 조성 기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부지는 전라남도청과 진도군이 협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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