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누군가 엿볼수있다" 중국 군인부인 '위챗 단속령'

2015-04-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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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한 사단이 군인 부인들에 대해 위챗 등 모바일 채팅을 통해 군사기밀을 유출하지 못하도록 '위챗 단속령'을 시행 중이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여러분, 기밀 보안은 매우 중요한 만큼 군인 부인들도 책임이 있습니다. 항상 ‘제3의 눈’이 당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지난 3월 초 중국 인민해방군 제20사단 군인 부인들 스마트폰에 위챗(微信 웨이신)을 통해 날아온 단체메시지 내용이다. 메시지를 보낸 쪽은 제20사단내 간부의 부인 한 씨다. 한 씨는 최근 사단에 의해 인터넷보안기밀 감독관으로 임명됐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군인 부인들의 ‘입 단속’에 나섰다고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가 6일 보도했다. 군인 부인들끼리 위챗 등 모바일 SNS 단체방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군사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사건 전말은 이렇다. 올해 들어 제20사단에서는 각종 야외 주둔훈련, 국제 평화유지활동이나 군사훈련 등이 잦았다. 남편이 언제 어디로 얼마나 훈련을 갈지는 부인들의 관심사이기도 한 만큼 부인들의 위챗 단체방의 주요 대화거리가 됐다.

“다음 주 XX로 군사 훈련을 간대요. 보통 이맘 때쯤이면 꽃샘추위가 오던데. 아무래도 두툼한 옷가지를 챙겨줘야겠어요.”, “2주간 평화유지부대 활동기간이래요. 이럴 땐 다들 신랑한테 뭘 챙겨줘요? 좀 알려주세요”등등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우연히 본 제20사단 지도부는 부인들의 채팅 대화에서 군사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해당 단체 채팅방에는 군인 부인뿐만 아니라 동네 가게주인 등 군부와 관련없는 사람들도 포함돼 있었다. 누구나 친구 추천이나 아이디·전화번호 연계로 단체방에 참여할 수 있는 것.

이에 지도부는 즉각 인터넷 보안교육 대상범위를 군인 가족들에게까지 확대하고 가족들이 위챗 등을 통해 군사 기밀을 이야기하지 않도록 입조심 시킬 것을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사단의 한 간부 부인을 인터넷보안기밀 감독원으로 임명했다. 감독원의 임무는 매일 인터넷 접속 시 위챗을 통해 부인들에게 대화 금기사항을 알려주는 것이다. 또 낯선 사람이 부대 내부 상황을 물어올 경우 부인들에게 함구할 것을 지시하고 낯선 사람은 단체방에서 즉각 퇴장시키고 있다.

사단 지도부는 "인터넷 보안은 관리감독이 어렵다"며 "지금은 (인터넷보안을 위한) 작은 시도 단계에 불과하며 향후 제도·기술적으로 기밀유출 가능성을 아예 제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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