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액은 339억26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연간 대중국 수출액이 0.4% 줄면서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던 지난해에도 1분기는 344억27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8% 증가했다.
월별로 보면 지난 1월은 120억8800만 달러로 5.3% 늘었으나 2월은 99억4300만 달러로 7.6%, 3월은 118억9500만 달러로 2.4% 줄면서 2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당초 올해 대중국 수출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조기에 가시화되면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중국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중 FTA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는 비관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제현정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중 FTA는 관세 철폐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 한중 FTA 효과만으로 중국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내수 부진은 눈에 띄는 수입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올 1∼2월 누적 수입액은 2383억36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3.7% 줄었다. 이는 수입품을 찾던 중국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경기가 나빠지자 품질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중국 제품 사용 비중을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봉걸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대중국 수출 부진은 중국 경기둔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중국 내수가 나빠지면서 전체 수입이 줄고 있는 데다, 과거에는 함께 움직이던 중국 수출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탈동조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수출액은 경기 둔화에도 올해 1∼2월 3691억1600만 달러로 14.9% 늘면서 양호한 모습을 보였으나, 같은 기간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20억3100만 달러로 0.9% 감소했다.
이 같은 한중 수출의 탈동조화 현상은 지난해부터 뚜렷해졌다. 지난해 중국 수출액은 6.0% 늘었으나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0.4% 줄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 제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자체 수출 비중이 늘고 가공무역은 줄고 있으나, 가공무역에 주로 의존해온 한국 기업들이 변화하는 중국 경제구조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국 수출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유가 하락 등으로 올 들어 3개월째 후퇴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체 교역도 탄력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분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1336억4300만 달러)에서 중국은 25.4%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