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고착 상태였던 정유 4사 내수 점유율은 알뜰주유소, 전자상거래 등 정부의 시장 개입 후 S-OIL만 영토를 넓히는 결과를 낳았다.
이 때문인지 정부의 규제를 반대해온 다른 정유사들에 비해 S-OIL은 다소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는 후문도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내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S-OIL이 최근 3년여 동안 앞선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상대적으로 내수 기반이 약했던 S-OIL이 정부의 시장 개입을 틈타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OIL만 16.1%에서 성장한 것이 눈에 띈다. 휘발유만 보면 S-OIL은 15.9%에서 18.0%로 늘었고, 현대오일뱅크 역시 19.8%에서 20.8%로 늘었다. 여기엔 알뜰주유소 공급에 낙찰돼 판매량이 늘어난 부분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S-OIL은 좀처럼 바뀌기 어려운 계열(제휴) 주유소 숫자도 최근 3년간 늘려 내수를 확장하려는 의도가 포착된다. 2013년 1월 S-OIL 계열 주유소 수는 1949개소였는데 올해 1월 현재 1983개이다.
정부의 기름값 압박으로 주유소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정유사들이 부실한 주유소를 처분했지만 S-OIL은 이를 활용해 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경쟁 심화로 폐업 사례가 늘어난 주유소는 2012년 1만3290개에서 지난해 1만2939개로 감소했다. 특히 정유사들은 경영난이 심해진 직영점을 중심으로 계열 주유소를 정리했다.
S-OIL도 직영점을 줄이긴 마찬가지였으나, 대신 계열 자영점 수를 확대한 것이 점유율 확대로 연결됐다. 이를 위해 기름 공급가 할인이나 브랜드 마케팅 등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2013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무래도 알뜰주유소 등 비 정유사 계열 주유소 점유율이 약 9%에서 13%로 가장 많이 늘었다.
S-OIL은 같은 기간 15%에서 16%가 됐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각각 2%가 줄어든 31%와 22%가 됐고, 현대오일뱅크는 18%를 유지했다.
업계 한쪽에선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 또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OIL은 막대한 정제설비 규모에 비해서 내수 점유율이 작았다”며 “그렇다 보니 정부가 유통시장을 흔드는 게 오히려 S-OIL엔 득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