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1) "나는 나를 광고해" 쥐메이요우핀 천어우

2015-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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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4년 만에 뉴욕증시 상장 쾌거

중국 지도부가 내세우는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이라는 모토에 따라 대륙 젊은이들 사이에서 제2, 제3의 알리바바를 꿈꾸는 창업열풍이 불고 있다. 도전과 열정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중국 20~30대의 젊은 창업 DNA가 중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중국 창업스토리 코너에서는 지난 2012~2014년 포브스 중문판이 선정한 30세 이하 창업가 순위를 토대로 중국 20~30대 젊은 창업인을 소개한다. 지난 1년여간 게재한 ‘중국 도시를 읽다’는 40회를 끝으로 마무리한다. [편집자주]

쥐메이가 지나온길[그래픽=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꿈은 본래 고독한 여행길이야. 수 많은 의심과 비웃음이 따르지. 하지만 그럼 좀 어때. 아무리 만신창이가 돼도 멋지게 살 거야. 내 이름은 천어우, 나는 나를 광고해.”

지난 2013년 중국 대륙 젊은이들을 사로잡은 중국 유명 화장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쥐메이요우핀(聚美優品)의 광고 문구다. 천어우(陳毆) CEO가 직접 광고에 등장한다. 특히 ‘나는 나를 광고해(我为自己代言)’라는 문구가 유행어처럼 번졌다. 천어우는 젊은 청년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광고 방영 후 1개월 만에 쥐메이요우핀 사이트 순 방문자 수는 두 배로 늘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최연소 중국인 CEO, 2012년 포브스 중문판이 꼽은 중국 30세 이하 젊은 창업인 톱 30, 2014년 포브스가 꼽은 중국 400대 부호 등. 모두 천어우 뒤에 따라붙는 타이틀이다. 

1983년생으로 올해 33살인 천어우는 16세 때 국비 장학금으로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 MBA 과정까지 마친 IT 전문 인재다. 대학생 시절부터 창업에 눈을 떠 게임회사를 차린 적도 있다.

중국 뷰티시장의 폭발적 성장 가능성을 눈 여겨 본 천어우는 2010년 쥐메이요우핀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쥐메이요우핀은 한자로 ‘聚美優品’, 아름다움을 모은 우수한 상품이라는 뜻이다. 줄여서 그냥 쥐메이라 부른다. 쥐메이는 회사 창립 4년 만인 지난해 5월 뉴욕 증시 상장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쥐메이의 연간 거래액은 11억 달러, 매출은 6억 달러가 넘는다.

창업 당시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은 ‘신대륙’이나 다름 없었다. 온라인에서 판매된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었기 때문.

쥐메이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브랜드 파워 강화에 힘썼다. 천 CEO가 직접 총대를 멨다. 대학생 구직 돕기 프로그램 ‘페이니모수(非你莫属)’ 등 각종 TV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출연했다. ‘나는 나를 광고해’ 광고 시리즈로 온라인 화장품 주요 소비계층인 20~30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기본이고 1억 위안의 모델료 절감도 덤으로 따라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2 Offline) 시대에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지난해 초 베이징 첸먼에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었다. 앞서 3월초에는 왕푸징에 2호점도 냈다. 총 500㎡의 2층짜리 왕푸징 매장에서는 온라인에서 본 각종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고객들을 위한 화장품 추천 체험행사, 전문 스킨케어 서비스 등 O2O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모바일 시장도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중국 최대 모바일메신저 웨이신의 지불결제 대행서비스 ‘웨이신즈푸(微信支付)를 도입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쥐메이요우핀 총 거래액에서 모바일 결제비중이 57%에 달했다. 2012년에 비해 5배로 늘어난 것이다.

쥐메이도 역경의 세월이 있었다. 지난해 7월 불거진 가짜 제품 판매 논란은 커다란 타격이었다. 주가는 고꾸라졌다. 지난해 8월 뉴욕 증시에서 최고 38달러에 육박했던 주가는 5개월 사이 12달러까지 추락했다.

쥐메이는 뱀에 물린 장사가 팔뚝을 자르는 결단으로 과감한 개혁에 나섰다. 제3자가 물건을 판매해 짝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오픈마켓의 비중을 과감히 줄었다. 화장품은 쥐메이가 직접 해당 브랜드와 직거래를 통해 조달했다. 각 화장품 브랜드 업체에 ‘위조방지 바코드’도 부착하도록 했다. 짝퉁 판매의 싹을 자른 셈이다.

최근엔 두 번째 모험도 시작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해외 직구 시장 공략에 나선 것. 이를 위해 만든 것이 ‘급속(極速) 면세점’이다. 급속 면세점에는 쥐메이요우핀이 직거래로 조달한 해외 유명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쥐메이가 100% 정품을 보장한다. 고객들은 해외와 거의 동일한 가격으로 유명 화장품을 위안화로 구매할 수 있다. 주문 후 3일 이내 수령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 쥐메이는 10억 위안을 쏟아 부었다. 천어우는 “적자가 나더라도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심산이다.

쥐메이의 두 번째 모험은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연구센터는 2014년 소비자가 만족하는 최고의 온라인쇼핑몰로 쥐메이를 꼽았다. 고꾸라졌던 쥐메이 주가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누적 상승폭이 3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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