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 드라마 남주 직업도 쉐프? 방송가 집어삼킨 쉐프 전성시대

2015-04-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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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CJ E&M]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냄새를 보는 소녀를 맛으로 반하게 만드는 '스타 쉐프' 역할을 맡았어요. 능숙해 보이기 위해 칼질이나 프라이팬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특히 오이를 열심히 썰고 있죠. 전문적 요리는 몰라도 오이 써는 실력이 일취월장 중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SBS 새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남궁민이 한 말이다. 냄새에 예민하면 미식가라도 되는 걸까? 요리 방송을 일컫는 '쿡방'(요리 방송)은 전문 요리채널을 넘어 예능프로그램까지 장악한, 없어서는 안 될 성공 요인이 됐다. 진짜 쉐프가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쿡방’이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을 가릴 것 없이 수시로 등장한다. 그 중심에는 스타 쉐프가 있다. “이까짓 걸 나에게 먹으라고?” 매서운 눈초리로 음식을 뱉는 냉혈한 요리사는 옛말이다. 요리 실력은 기본이요, 예능적 끼와 허술함까지 덤으로 겸비한 친숙한 요리사가 인기다.

이들의 활약은 올리브TV ‘올리브쇼’, JTBC ‘냉장고를 부탁해’ 같은 전문 쿡방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요리와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활약이 대단하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 시즌2에 합류한 샘 킴과 SBS ‘정글의 법칙 in 인도차이나’편에 출연 중인 레이먼 킴이 이에 해당한다. 샘 킴은 “소량이 아닌 100~200인분을 요리할 때에도 맛을 유지할 수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고 싶다”는 이유로 입대를 결정했다. 리얼리티를 위해 출연진을 극한으로 내몰던 ‘정글의 법칙’도 ‘본격 정글 쿡방’을 위해 레이먼 킴에게 조미료를 허락했다. 이례적 경우다.

주방에서 조용히 칼질만 하던 쉐프들이 어떻게 방송을 장악하고 전문 예능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일까?

방송관계자는 “요리 과정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로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맛깔스러운 음식은 물론이고 그 요리를 만드는 쉐프의 개성까지 요리 과정을 통해 확인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생겨났다. 스타 요리사의 방송 출연은 그런 욕구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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