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경제정책 TV토론회…‘해법’ 없는 설전만 난무

2015-03-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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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복지·공무원연금·부동산정책·청년실업 진단 ‘갑론을박’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등 원내 3개 정당이 모처럼 마주앉아 경제현안을 논의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여야는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정당정책 TV토론회에서 △증세·복지 논란 △공무원 연금개혁 △부동산 정책방향 △청년실업·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 4대 경제현안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등 원내 3개 정당이 모처럼 마주앉아 경제현안을 논의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우리 경제, 나아갈 길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김세연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 홍종학 새정치연합 정책위수석부의장, 조승수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토론자로 나섰다.[사진=홍종학 의원 페이스북]


'우리 경제, 나아갈 길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김세연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 홍종학 새정치연합 정책위수석부의장, 조승수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각 당을 대표한 토론자로 나섰다.

여야는 오는 4·29 재보선을 앞둔 만큼 각 당의 경제정책 선명성을 부각하는 데 급급해, 대안 제시를 통한 정책 합의는 뒷전이었다.

우선 증세·복지 논란의 경우, 새누리당 김세연 정책위 부의장은 “매년 3조5000억원, 2080년까지 연간 13조원 정도 절감할 수 있는 이 부분(지출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지출 구조조정을 마친 다음에 어디에서 재원 확보를 할 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특히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해선 “국내 상황을 보자면 법인세를 올릴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지지만 순서가 있다”면서 “복지 지출에서 먼저 불요불급한 부분과 중복·유사 부분을 줄여나간 다음에 증세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정부·여당은) 재벌에게 비과세 감면으로 세금을 깎아주고 법인세를 건드리지 못하겠다는 이데올로기적 독선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재벌들에게 5조원에 이르는 비과세 감면을 줄이면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조승수 정책위의장은 “복지 구조조정 효과 자체가 크지 않다. 저부담-저복지, 중부담-중복지, 고부담-고복지 중 어떻게 갈 것인지를 정해야 (재정을) 맞출 수 있다”며 “이런 조건에서 증세 얘기를 안 하는 것은 비겁하다. 결국 증세를 해서 재정 규모를 올리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여야는 의견차를 보였다.

김세연 부의장은 “공무원연금을 이대로 두면 내년에 하루 100억원, 5년 뒤에는 하루에 200억원, 2026년에는 하루에 300억원의 국민세금으로 보전을 해야 한다”고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야당이 자체안을 제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홍종학 수석부의장은 “정부가 우왕좌왕하면서 우리에게 안 전체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공적연금 무력화 기도에 동의하기 어렵고, 재벌로부터 세금을 더 거두면 재정건전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조승수 의장은 “정부·여당이 군사 작전하듯이 5월2일까지 마무리하려는 것에 동의할 수 없고,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김 부의장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도 유의해야 하지만 온기가 식게 방치해서는 안된다”면서 “양질의 임대주택을 포함해 주택공급 물량을 늘려 공급시장의 경쟁이 좀 더 있어야, 수요자 입장에서 낮은 가격에 주택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홍 수석부의장은 “전세금이 천정부지로 뛰는데 정부정책은 단 하나, ‘빚내서 집사’라는 것이다. 빚내서 집을 사니 돈이 없어 소비가 줄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장은 역시 “정부는 빚내서 집사라고 한다. 박근혜 정부도 경제가 어려워지니까 ‘악마의 유혹’에 빠지고 말았다”면서 “전월세 상한제, 계약 갱신 청구권뿐만 아니라 세입자 보호 등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명확한 정책 목표 아래 주택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도 김 부의장은 “민간 자율과 창의가 살아나게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돼야지, 정부가 청년 실업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선 “비정규직 처우를 올리는 방안, 정규직 보장 수준을 내리는 방안, 아니면 중간 어느 지점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양극화가 해소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 수석부의장은 “박 대통령은 대선 때 고용률 70% 공약을 했지만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인데, 박근혜 정부는 청년들을 중동으로 가라고 한다”며 “또한 재벌 규제를 완화하면 고용이 늘 것이라는 아집에 사로잡혀 국민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장은 청년의무 고용제를 들며 “현재 기준 공공기관 3%를 권장하는데 300인 이상 대기업까지 5%를 적용해야 된다”면서 “노사정 대타협도 이번 달 말까지 합의를 이끌어가자고 하는데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이렇게 갈 수는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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