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만성적인 전세매물 부족 속에 봄 이사철이 본격화된 3월 셋째 주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됐다.
매매시장은 최근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이 자취를 감춰 가격 오름폭이 소폭 둔화됐지만, 전세매물을 찾지 못한 이들의 매매전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20일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13일에 비해 0.43%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중구(1.35%) △관악구(1.02%) △강서구(0.96%) △서초‧성북구(0.69%) △중랑구(0.57%) 순으로 올랐다.
중구는 도심 근접지역으로서 광화문, 시청, 종로로 출퇴근하는 세입자들의 수요가 꾸준하지만, 아파트 재고물량 자체가 많지 않고 전세물량은 잘 나오지 않아 오름폭이 컸다. 대단지인 신당동 남산타운과 동아약수하이츠, 회현동 남산롯데캐슬아이리스가 1500만~5000만원 오른 전세시세를 형성했다.
관악구는 봉천동 낙성현대1차와 신림동 관악산휴먼시아2단지가 각 1000만원씩 뛰었다. 봄 이사철을 맞아 신혼부부와 재계약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물 품귀 현상은 여전하다.
같은 기간 신도시는 0.15%, 경기·인천(신도시 제외)은 0.21%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0.13%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강서구(0.31%) △관악구(0.20%) △금천구(0.19%) △강동‧서초구(0.18%) 순으로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신도시 제외)은 각각 0.07%, 0.11% 오른 가격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봄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매매시장 활성화를 통해 전세시장을 안정시키려던 정부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본격적인 봄 이사철에 접어들었고 향후 재개발·재건축사업장의 대규모 이주가 예정돼 있어 전세시장의 불안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정부는 매매시장 활성화를 통해 전세시장에 머물러 있는 수요자들을 매매시장으로 유도해 전세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 방향을 유지했지만, 주택거래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월세시장의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일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월세대책으로 제시한 저리 월세대출에 대해서는 도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월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서 선임연구원은 “지난 16일 취임한 유 장관이 전·월세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주택기금을 통한 저리의 월세대출을 통해 월세에 대한 부담을 줄여 전세수요를 자연스럽게 월세로 유도하고자 하는 정책 의도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단, “과거 저리의 전세자금대출이 전셋값 폭등을 부채질한 선례에 비춰볼 때 월세대출이 월셋값 상승으로 이어져 월세시장마저 불안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