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반부패작업을 총지휘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중국 중앙기율위원회 서기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도피 경제사범 검거와 재산몰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차원이다.
왕치산 서기가 기율위 서기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기 위한 준비작업들이 현재 진행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를 인용해 중국청년보가 18일 전했다. 매체는 방미를 위한 사전준비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방미가 성사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왕 서기의 방미 목적은 해외도피사범 처리 문제를 둔 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급인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이나 겅후이창(耿惠昌) 국가안전부장이 아닌 상무위원이 직접 미국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이번 방미를 통해 미중간 범죄인인도조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왕치산 서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부총리로서 미중전략대화를 이끌어 왔다. 그는 매년 정기적으로 미국의 고위급들을 만나 회담을 벌여온 경험이 있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즐겨 시청한다고 스스로 소개할 정도로 미국에 대한 이해도 높다.
중국공산당 서열 6위의 거물이 방미하는 만큼, 이번에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이 되지 않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협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미국측에서도 그에 걸맞는 거물급이 회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왕치산은 공산당내 서열 6위이지만 기율위 수장으로서 강도높은 반부패작업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에 이어 가장 권위가 높은 지도자"라며 "금융분야에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감찰분야로 자리를 옮겨 빛나는 업적을 쌓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안부는 지난해 하반기 6개월동안 '여우사냥(獵狐) 2014'라는 작전을 통해 모두 680명의 해외도피 경제사범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중 290명은 검거한 것이고, 390명은 자수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90여개국에 협조요청을 했고 70여개 체포조를 파견했다. 중국은 올해 여우사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