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 시진핑과 한이불 덮었던 사이

2015-03-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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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청년시절 왕치산 찾아가 하룻밤 묵어, 이튿날 경제관련 책 선물하고 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분임토의장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왕치산 서기.[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반(反)부패 사정활동의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서기의 과거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인연이 15일 텅쉰(騰迅)망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특집보도를 통해 소개됐다. 관련사연은 2013년 8월 남방도시보에 소개됐었다.

두 사람은 함께 잠지리를 했던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은 그들이 동시에 '지식청년(知識靑年)'이 됐던 46년 전인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식청년이란 문화혁명기 마오쩌둥(毛澤東)의 "농촌으로 가 배우라"는 지시에 따른 '상산하향(上山下鄕)운동'에 참여해 생산현장에서 생활했던 젊은이를 말한다.

1969년 당시 16세이던 시 주석이 지식청년으로 산시(陝西)성 옌촨(延川)현을 찾아가는 길에 왕치산 서기를 찾았다. 왕 서기는 당시 옌안(延安)현 펑좡(憑莊)에 지식청년으로 먼저 도착해 있었다. 시 주석은 그곳에서 다섯 살 위인 왕 서기와 함께 한이불을 덮고 하룻밤을 잔 뒤 목적지인 옌촨현 량자허(梁家河)촌으로 향해 두 사람의 소중한 인연이 만들어졌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당시 시진핑은 경제관련 책을 한권 가지고 왔으며, 이를 이튿날 왕치산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그 후 시 주석은 1975년까지 지식청년으로 생활하다가 중국 명문 칭화(淸華)대학 대학생이 됐으며, 왕 서기는 1971년 농촌생활에서 벗어나 산시성박물관에서 일하다가 시베이(西北)대학에 들어갔다.

텅쉰은 또한 왕 서기가 탐관오리들에게는 '저승사자'나 '염라대왕'으로 여겨지겠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평범함과 흥미있는 측면도 많이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면서도 반부패 운동을 진두지휘하는 기율위 수장으로서 '호랑이'를 잡아들일 때마다 일정기간 공개활동이나 언론 노출을 줄이곤 했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를 낙마시킬 때는 20일,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을 잡아들일 때는 30일씩, 쑤룽(蘇榮)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 부주석 조사착수 때는 36일 동안 각각 모습을 잘 비치지 않았던 것으로 텅쉰은 파악했다.

그는 이와 함께 기율위 간부들에게 평소 즐겨보던 미국의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소개하고 지난해 양회에서는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극찬하기도 해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분류된다고 지적했다. 텅쉰은 왕 서기가 한때는 소형 오토바이 타기에 푹 빠졌던 적도 있으며 지식청년 시절을 통해 배고픔도 겪어본 '평범한 사람'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한편 왕 서기는 상무위원에 오르기 전에는 '금융통'이자 위기사태를 도맡아 처리했던 '소방수'로 불렸다. 중국농촌투자신탁투자공사 총경리, 인민건설은행 부행장, 인민은행 부행장, 인민건설은행장, 건설은행장 등 금융분야에 몸담으면서 금융통이 됐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부실기업 청산을 강력하게 추진했고 2003년에는 베이징(北京)시장대행으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성공적으로 퇴치하면서 2004년 2월 정식 베이징시장에 올라 차세대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2007년 정치국 위원에 선출됐고 이듬해 3월 국무원 금융·대외무역 담당 부총리로 임명돼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도 총괄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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