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 시대] 여야, 엇갈린 입장 ’정면충돌’

2015-03-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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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환영, 서민부담 완화" vs 野 "전세 씨말리기"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 사상 초유의 1%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것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새누리당은 금리 인하를 경제 회복과 수출의 활력소라고 높게 평가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도부와 관련 상임위를 중심으로 가계부채와 전세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여야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 사상 초유의 1%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것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사진=아주경제DB]


우선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전날 공개 회의석상에서 적극적인 통화 대책을 주문하는 등 사실상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실어온 만큼 이번 결정을 반기는 기색이다.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는 금리인하에 따른 내수경기 부양과 환율상승에 힘입은 수출경쟁력 회복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경기 침체가 길어질 경우 내년 총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반응으로도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은 아주 시의적절하고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환영하는 바"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가 환율전쟁에 들어간 것을 우리만 외면할 수 없다. 환율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다"라면서 가계부채 증가 우려에 대해선 "지금으로서는 수출경쟁력을 위해 그 방법(금리인하)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금통위 결정은 대내외적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제적 대응"이라며 "최근 미약한 경기회복세를 강화시키고, 저물가 완화에 도움이 되며, 가계대출 이자부담에 시달리는 서민 부담을 더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결단을 내린 만큼 경제회복에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기준금리 인하가 정부·여당의 압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규정하고, 이번 조치의 부작용과 한은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지적했다.

문재인 대표는 초선 의원들과의 오찬 직후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여당 대표가 금리인하를 말하자마자 한국은행이 깜짝 결정을 한 것으로 한은의 독립성이 지켜지고 있는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가 자칫 가계부채를 늘린다거나 풀리는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전·월세가격을 크게 올려 중산층과 서민 주거난을 더욱 가중할 우려가 있다"며 관련 대책 마련과 서민금융 금리인하를 요구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금리인하로 가계부채 증가와 전·월세 가격 폭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빚내서 집사라'는 식의 땜질식 조치는 우리 경제를 살리는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 서민주거복지특위 위원장인 새정치연합 이미경 의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전세주택의 씨를 말려버리려는 것'으로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는 17일 서민주거복지특위 전체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유일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를 불러 금리 인하가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과 관련 대책을 캐묻겠다고 밝혔다.

정무위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기식 의원도 성명을 통해 "그렇지 않아도 급속히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며, 미국의 출구전략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 자명하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에 굴복한 한은의 독립성 문제를 다시 한 번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강기정 정책위의장도 '디플레 위기고조 긴급진단' 토론회에서 "정부는 전격 금리 인하로 부채에 의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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